‘피겨 유망주’ 母도 폭로 “최숙현 선수와 똑같은 고통”

  • 뉴스1
  • 입력 2020년 7월 9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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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란 전 스포츠혁신위원회 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故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 진상규명 및 스포츠 폭력 근절, 스포츠 구조개혁을 위한 국회 긴급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7.9/뉴스1 © News1
문경란 전 스포츠혁신위원회 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故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 진상규명 및 스포츠 폭력 근절, 스포츠 구조개혁을 위한 국회 긴급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7.9/뉴스1 © News1
고 최숙현 선수 사건으로 스포츠계에 만연한 폭력 문제가 부상한 가운데 피겨 스케이팅 유망주의 어머니가 “최숙현 선수와 똑같은 고통을 겪었다”고 폭로했다.

피겨 선수 자녀를 둔 최모씨는 9일 국회의원회관 제1 소회의실에서 열린 ‘고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 진상규명 및 스포츠 폭력 근절, 스포츠 구조개혁을 위한 국회 긴급토론회’에 참석해 그동안 겪은 고통스러운 일들을 털어놨다.

최씨는 “최숙현 선수와 똑같은 고통을 겪은 꿈나무 피겨 선수의 엄마”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최숙현 선수가 얼마나 암담하고 참담했으며, 얼마나 많은 고민 끝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용기를 내 이 자리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스링크와 가까운 곳에 살기 위해 서울에서 수원으로 이사를 할 정도로 피겨 선수를 꿈꾸는 9살 딸 아이를 응원했다”며 “그런데 피겨 코치의 폭행과 폭언이 무서워 8시간 내내 화장실 한 번 못 가고 머리를 쥐어뜯으며 딸의 훈련을 지켜봤다”고 고통스러웠던 과거를 돌아봤다.

참다 못해 관할 경찰서를 찾았지만 돌아온 것은 “벌금 20만~30만원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대답뿐이었다고 최씨는 털어놨다. 또한 “지역사회이다 보니 경찰서, 시청 공무원, 피겨 코치까지 다 알게 될까 두려워 다른 도시 관할 경찰서까지 가서 상담했다. 힘없고 뒷배경 없는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고 자책했다.

최씨는 “딸 아이보다 더 어린 2차 피해자까지 발생한 것을 보고 더 이상 묵인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최숙현 선수처럼 경찰, 언론사, 협회, 시청 등 탄원서와 진정서를 안 넣어본 곳이 없다”며 “하지만 어느 한 곳 도와주는 곳이 없었다”고 실망감을 표했다.

최씨를 가장 가슴아프게 했던 것은 폭행을 당하고도 “피겨가 좋다”고 말한 딸의 태도.

최씨는 “아이가 코치를 두려워하면서도 피겨가 좋다고 하니 계속 배우고 있다. 하지만 그를 아이가 다시 마주친다면”이라며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 “어린 아이들이 행복하게 운동할 수 있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울먹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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