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로 무관중 진행에도…반갑다 고교야구![청계천 옆 사진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13일 16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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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개막한 제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경기상고와 인천고의 개막전. 2회초 2사 3루 인천고 이찬영 타석 때 경기상고 투수 이준기의 보크로 주자 최은수가 선취득점 올리며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11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개막한 제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경기상고와 인천고의 개막전. 2회초 2사 3루 인천고 이찬영 타석 때 경기상고 투수 이준기의 보크로 주자 최은수가 선취득점 올리며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고교야구가 제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을 시작으로 드디어 개막했습니다. 3월이면 어김없이 열리던 대회가 6월이 되어서야 열리게 됐는데요, 짐작하시겠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입니다.

6월 3일부로 고등학교 1~3학년의 등교개학이 완료됐지만 서울시교육청은 고교야구 운동부에 합동훈련을 제한하는 긴급 방역지침을 내린바 있습니다. 학교별 연습시합 스케줄이 전면 취소됐죠.

그간 실전경기 훈련이 부족했기에 선수들, 코칭스태프, 학부모는 마음이 급합니다. 특히 프로 진출이나 대학 진학을 목표로 두고 있는 3학년 운동부 선수들은 자신감과 불안함 사이에서 시소타기를 하고 있을 겁니다. 매서운 눈빛의 스카우터들도 마찬가지 입장입니다. 작년에 눈여겨봐뒀던 2학년 선수들이 기대만큼 성장했을지 빨리 확인하고 싶어 합니다.



코로나19는 고교야구 대회의 익숙했던 풍경들을 바꿔놓았습니다. 경기장을 출입하는 모든 사람은 자가진단 문진표 작성과 발열체크를 통과해야만 입장이 허락됩니다.

더그아웃에서 마스크를 쓰고 응원하는 성지고 선수들.
더그아웃에서 마스크를 쓰고 응원하는 성지고 선수들.

관중석에 마련된 대기석에서 마스크를 쓰고 개막전 경기를 지켜보는 비봉고 선수들.
관중석에 마련된 대기석에서 마스크를 쓰고 개막전 경기를 지켜보는 비봉고 선수들.


실제 운동장에 있는 선수들을 제외한 더그아웃에 대기 중인 후보 선수나 스태프들에 대해서도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 하고 있고, 현재 프로야구와 마찬가지로 무관중 경기로 치러집니다. 고교야구 1번 팬인 학부모님들의 응원전도 큰 재미중 하나였는데 아쉬움이 큽니다.



철저한 무관중 경기로 치러진 서울 목동야구장 경기와는 달리 신월야구장에는 오랜만에 ‘집관(집에서 TV로 관람)’을 벗어나 ‘직관(직접 관람)’을 할 수 있는 찬스도 있습니다. 야구공원으로 조성된 환경 때문인데요, 멀리서나마 선수들의 움직임과 기합을 가까이서 보고 들을 수가 있습니다.




일찌감치 외야 명당자리를 잡은 학부모들이 조용한 응원을 보내고 있습니다.



1루석 명당에는 동네 어르신들이 자리를 잡았네요. 처음 보는 선수들이지만 등에 적힌 이름도 불러가며 열정적인 응원을 보냈습니다.



비행기 구경은 덤.



더그아웃에서는 한 선수가 경기장을 못 찾은 학부모님들을 위한 인터넷 생중계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1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32강 강릉고와 광주일고의 경기. 강릉고 노성민이 6회말 무사 상황에서 솔로 홈런을 치고 홈을 밟으며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1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32강 강릉고와 광주일고의 경기. 강릉고 노성민이 6회말 무사 상황에서 솔로 홈런을 치고 홈을 밟으며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강력한 바이러스가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바꿔놓고 있습니다. 코로나에 대한 공포가 점점 익숙함으로 진화되며 일상도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듯하지만 아직 긴장의 끈은 늦춰서는 안 되겠죠.

이런저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마운드에 선 투수들은 힘찬 투구를 시작했고, 내리쬐는 태양 아래 선 타자들은 홈으로 돌아오기 위한 방망이를 휘두릅니다.

6월, 고교야구가 시작됐습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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