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너무 설렌다”…진짜 실전이 가져온 K리그의 작지만 큰 행복

  • 스포츠동아
  • 입력 2020년 4월 23일 1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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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축구연맹이 지난 21일 팀 간 연습경기를 허용한 가운데 23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수원FC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첫 연습경기가 열렸다. 수원 이지훈이 드리블 돌파를 하고 있다. 인천|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지난 21일 팀 간 연습경기를 허용한 가운데 23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수원FC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첫 연습경기가 열렸다. 수원 이지훈이 드리블 돌파를 하고 있다. 인천|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23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는 특별한 매치 업이 펼쳐졌다.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와 K리그2 수원FC의 프리시즌 연습경기였다. 평소에는 큰 관심을 받기 어려운 친선경기에 불과하지만 이날은 많이 달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방침에 근거해 구단 간의 연습경기를 다시 허용한다고 발표한 이후 이뤄진 프로 팀들의 첫 번째 공식 대결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미디어의 관심은 대단했다. 공중파·종편·신문·온라인 등 다양한 매체 취재진이 총출동해 KBO리그의 포스트 시즌, K리그1의 파이널 라운드의 빅 매치가 부럽지 않았다.

실제로 이 경기는 지난 연말 중국에서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개막이 무기한 연기된 K리그가 드디어 긴 잠에서 깨어났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프로연맹은 24일 제3차 이사회를 열어 2020시즌 정규리그 개막일과 경기수를 결정하는데, 현재 분위기는 5월 9일이 유력하다.

모두의 표정이 밝았다. 결과는 원정 팀 수원FC의 1-0 승리로 끝났지만 인천의 임완섭 감독과 수원FC 김도균 감독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공교롭게도 두 사령탑은 새 시즌을 앞두고 지휘봉을 잡았기에 일종의 공식 데뷔전이기도 했다.

먼저 인터뷰에 나선 건 김 감독이었다. “드디어 경기를 하게 돼 정말 행복했다”는 소감을 전한 그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작전 지시를 하는 것이 답답했지만 안전이 최우선이다. 꼭 우리가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아쉬운 패배를 맛본 임 감독에게도 충분히 행복했다. “직접 선수들과 마주보며 소통해야 하는데 (마스크를 착용하다보니) 여러 모로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선수들처럼 설레임으로 경기를 준비했다”고 뜻 깊은 하루를 되돌아봤다.

그래도 ‘무관중 경기’는 낯선 영역이다. 특히 인천 구단은 K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열기를 자랑한다. 하지만 K리그는 일단 ‘무관중’으로 개막을 한 뒤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보며 관중 입장을 허용할 가능성이 크다.

선수들은 어떨까. 인천 김도혁은 “이렇게 아름다운 경기장에 많은 관중이 찾아왔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 빨리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와 팬들과 호흡하길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전했고, 수원FC 이한샘은 “팬들의 반응을 보며 희열을 느끼지만 당분간 감수해야 할 것이다. 당분간 흥이 나긴 어려울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인천|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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