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 성남은 어린이날을 앞둔 4일을 ‘미니언즈 데이’로 지정, 경기장 곳곳에 미니언즈 캐릭터를 배치하고 관련 상품을 판매했다. 같은 날 K리그2 광주는 미니언즈 클래퍼 3000개를 선착순으로 제공했다.
성남처럼 ‘~데이’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날을 시작으로 K리그 13개 구단이 안방 경기 때 ‘귀여운 악당’ 미니언즈가 그려진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포항의 경우 ‘티켓 결합 상품’까지 내놨다. 5월 25일 티켓을 구매하면 ‘미니언즈 에코백’, 6월 2일에는 ‘미니언즈 쿠션’을 할인 가격으로 준다.
다수의 구단이 동시에 미국 유니버셜 스튜디오의 미니언즈를 활용한 캐릭터 상품들을 판매할 수 있는 것은 ‘K리그 통합 머천다이징(MD) 사업’ 덕분이다. 축구, 야구, 배구, 농구 등 국내 4대 프로 스포츠 가운데 본격적인 통합 MD를 실시하고 있는 종목은 축구가 유일하다.
이전까지 프로축구 각 구단의 캐릭터 상품은 구단이 자체적으로 만들어 판매했다. 다른 종목과 달리 대기업 구단부터 시·도민 구단까지 존재하는 게 프로축구. 구단의 여건에 따라 상품의 종류나 질이 천차만별이었다. 이러다보니 ‘구색 맞추기’로 제작은 했지만 팬들의 손길을 끌기 어려운 상품이 많았다.
이에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실용적인 상품을 통한 K리그 브랜드 확산”이라는 목표를 내걸고 ‘대행업체’로 나섰다. 캐릭터 상품을 전문적으로 제작할 수 있는 업체와 계약을 맺은 뒤 샘플을 만들어 시연회를 열었다. 이를 본 구단들이 상품별로 필요한 수량을 주문하면 이에 맞춰 납품했다. 디자인 개발 등의 초기 비용을 연맹이 부담하는 데다 참여하는 구단이 많아질수록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구단으로서는 질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미니언즈와 같은 글로벌 캐릭터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서는 축구에 관심이 없던 새로운 팬들을 유입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연맹은 지난해 K리그 개막에 맞춰 8종의 아이템을 내놨고, 지난해 하반기에는 미국 마블사와 제휴해 ‘K리그 마블 슈퍼히어로 콜라보’ 15종을 출시했다. 응원타올, 쿠션, 에코백, 머그컵 등 13종의 상품이 출시된 미니언즈는 3번째 기획이다.
‘미니언즈 콜라보’에는 13개 구단(강원, 경남, 광주, 대구, 대전, 부산, 부천, 상주, 성남, 울산, 인천, 전북, 포항·이상 가나다 순)이 참여했다. ‘마블 슈퍼히어로 콜라보’ 때보다 3곳이 늘었다. 연맹 관계자는 “유럽 빅 리그 구단들은 캐릭터 상품 판매를 통해 많게는 수익의 30%까지 얻는다. 현재까지 반응은 아주 좋은 편이다. 내년에는 20개 구단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예산 확보가 어려운 구단을 위해서는 ‘크라우드 펀딩’ 방식을 통해 선주문·후제작 하는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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