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스 결승까지 앞으로 25일…손흥민에게 주어진 최초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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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9일 15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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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6월2일 마드리드에서 리버풀과 마지막 승부

지난해 늦여름부터 1년을 관통한 유럽리그가 서서히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38라운드는 오는 12일(이하 한국시간)이다. 독일 분데스리가는 18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19일에 최종 라운드가 펼쳐진다. 이탈리아 세리에A가 빅 리그 중 가장 늦는데 26일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마침표를 찍는 이벤트는 따로 있다. 해당 시즌 최고의 클럽을 가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문을 닫는 역할을 하는데, 2018-19시즌은 잉글랜드 클럽 두 팀이 영광스러운 자리에 초대됐다.

EPL의 명문 클럽 리버풀과 토트넘이 ‘꿈의 무대’ ‘별들의 잔치’라 불리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진출했다. 리버풀은 2004-05시즌 이후 14년 만에 다시 우승에 도전하고 토트넘은 사상 처음으로 파이널 무대에 섰다. 두 팀 모두 극적인 드라마를 쓰고 4강을 통과했다.

리버풀은 지난 8일 오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바르셀로나와의 대회 4강 2차전에서 4-0 대승을 거뒀다. 지난 2일 1차전에서 0-3으로 크게 졌던 리버풀은 홈에서 대역전승을 일궈내면서 결승에 선착했다. 축구사에 또 하나의 ‘기적’으로 기억될 명승부였다. 이튿날인 9일에도 비명이 난무한 경기가 펼쳐졌다.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이 만든 드라마라 더 짜릿했다.

토트넘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에서 열린 아약스와의 4강 2차전에서 홀로 3골을 터뜨린 모우라의 활약을 앞세워 3-2 승리를 거뒀다.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의 0-1 패배 스코어를 더해 합계 3-3이 된 토트넘은 원정 다득점에 힘입어 결승에 올랐다. 전반전에 2골을 내줘 패색이 짙었으나 후반 들어 대반전에 성공했던 스토리였다.

영웅 모우라 덕분에 자칫 시즌이 그대로 마무리될 뻔했던 손흥민도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됐다. 만약 아약스에 패해 결승진출이 좌절됐다면 손흥민의 잔여 경기는 없었다. 지난 4일 본머스와의 정규리그 37라운드에서 전반 43분 퇴장을 당해 EPL 38라운드는 뛸 수 없는 까닭이다.

커리어 한 시즌 최다골(2016-17시즌 21골)에 하나 부족한 20골에서 멈춰 있는 득점행진도 다시 이을 수 있게 됐다. 한국선수로는 박지성에 이어 두 번째 챔스 결승 진출자라는 이정표도 세웠다. 하지만 모든 것이 ‘유종의 미’를 거뒀을 때 빛나는 전리품이다. 결승전까지 꽤나 긴 시간이 남아 있다. 손흥민 커리어에 이런 시간은 주어진 적이 없다. 그러니 경험도 없다. 남은 기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손흥민은 18세였던 지난 2010년 독일 분데스리가 무대를 통해 프로에 데뷔했다. 함부르크 소속으로 3시즌 그리고 레버쿠젠으로 이적해 2시즌을 뛴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축구 종가에 입성했다. 그리고 토트넘과 함께 한 4번째 시즌 만에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랐다.

이전까지 손흥민은, 5월 중순이면 시즌이 끝나는 사이클에 익숙해져 있었다. 2014년 브라질, 2018년 러시아 대회 등 월드컵이 열리는 시즌에는 곧바로 강행군을 이어야했으나 다른 시즌에는 최종 라운드와 함께 달콤한 휴식에 돌입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사실상 에너지를 다 소진했는데 신체 주기를 모두 내려놓을 수 없는 상황이 된 손흥민이다. 심지어 손흥민은 오는 12일 최종전에 나올 수 없으니 다른 선수들보다 실전 공백기가 더 길어진다. 아약스전이 열린 9일을 기점으로 리버풀과의 결승이 열리는 6월2일까지는 25일이나 시간이 남아 있다. 경기 당일 등을 제외시켜도 3주 이상의 긴 기간이다.

만약 아약스전에서 ‘암스테르담의 기적’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손흥민의 2018-19시즌의 마무리는 퇴장과 5경기 연속 무득점 등 좋지 않은 기억으로 얼룩졌을 공산이 크다. 아시안게임과 아시안컵까지 치르는 살인적 스케줄 속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펼쳤는데 빛이 바랠 뻔했다.

다행히 오점을 지울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다양한 경험을 쌓은 손흥민도 처음 경험하는 약 3주간의 시간을 알차게 보내야 마지막에 진짜 웃을 수 있다. 토트넘의 동료들도 마찬가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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