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스 결승행 실패했지만 ‘평균 24세’ 아약스는 새로웠다

  • 뉴스1
  • 입력 2019년 5월 9일 11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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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경기에 단 2패…화끈한 공격력으로 유럽 강팀 잇따라 격파
각종 기록도 새로 만들어…데용 “우리에겐 내일이 있다”

9일(이하 한국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요한 크루이프 스타디움.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종료 휘슬이 울리자 아약스(네덜란드) 선수들은 모두 그라운드에 드러누웠다.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토트넘 선수들의 악수 요청에도 눈은 허공만을 향했다.

평균연령 24세로 유럽 축구 무대에 돌풍을 일으킨 아약스의 챔스 결승행은 이렇게 마무리됐다. 하지만 분명한 건 새롭고 재밌는 축구를 팬들에 선사했다는 것이다.

아약스는 이날 오전 4시 열린 2018-2019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2-0으로 앞서다 루카스 모우라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토트넘에 2-3으로 역전패했다. 1차전 원정 경기를 1-0으로 이겼지만, 후반 추가 시간 모우라의 왼발 슛을 막지 못해 고개를 떨궜다.

결승행은 좌절됐지만 이번 아약스의 선전은 축구 팬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아약스는 이번 챔스를 2차 예선부터 시작했다. 총 18경기를 치렀는데, 이중 레알마드리드와의 16강 1차전과 이날 토트넘과의 4강 2차전에서 진 것이 전부다. 2차 예선부터 시작한 팀이 4강에 오른 것은 챔스 역사상 처음이기도 하다.

아약스가 4강까지 오는 과정에서 상대한 팀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디나모 키예프(우크라이나), 벤피카(포르투갈), 바이에른 뮌헨(독일),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유벤투스(이탈리아) 등 세계에서 내로라 하는 강호들과 상대해서 지지 않았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네덜란드 리그에 대한 관심도 불러일으켰다. 아약스는 지난 2004-2005시즌 박지성과 이영표의 PSV에인트호번에 이어 14년 만에 네덜란드 팀으로 챔스 4강 무대를 밟았다.

아약스는 챔스 예선전까지 18경기에서 경기당 1.94골을 기록해 2골에 가까운 공격적인 축구를 선보였다. 아약스는 예선 6경기 이후 12경기에서 22골을 기록해 맨체스터시티(30골), 바르셀로나(26골)에 이어 득점 3위를 기록했다. 슈팅 수와 유효슈팅 수 모두 바르셀로나(199회, 77회)에 이어 2위(185회, 70회)다.

개인 성적도 화려하다. 득점 순위에서 두산 타디치(31)는 6골로 공동 3위를, 도움 순위에서도 타디치가 5도움으로 공동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대회를 통해 혜성처럼 떠오른 프랭키 데용(22)은 패스 순위 5위에 올랐다. 정확도는 90%에 달했다. 달레이 블린트(29)도 패스순위 6위를 기록했다.

각종 기록도 남겼다. 아약스의 전설 대니 블린트의 아들 달레이 블린트는 이날 아버지가 보는 가운데 챔스 26번째 경기를 치렀다. 이는 아버지가 세운 기록과 동률이다. 또 이날 선제골을 터뜨린 주장 마타이스 데 리트(19)는 챔스 4강에서 골을 기록한 10대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패트릭 클루이베르트와 노르딘 우터, 킬리앙 음바페 등에 이어 6번째다.

하지만 결승행 좌절은 아쉬울 따름이다. 데 리트는 UEFA와의 인터뷰에서 경기 후 “발밑에서 땅이 꺼지는 기분이었다. 탈의실 안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고통스러웠지만 우리는 환상적인 여정을 보냈다”고 전했다. 데용 역시 “실망스럽다. 하지만 우리가 졌음에도 박수를 쳐 준 팬들에게 감사하다. 실망스럽지만 우리에게는 내일이 있다. 또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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