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에서 더 빛나는 레전드 양동근의 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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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9일 14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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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양동근(왼쪽). 스포츠동아DB
현대모비스 양동근(왼쪽). 스포츠동아DB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이 남긴 명언이다. 나이가 들더라도 정신만큼은 영원히 살아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의 노장 가드 양동근(38)이 꼭 그렇다. 우리 나이로 내년이면 마흔이 되는 노장이지만,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에서 전성기 못지않은 지배력으로 코트를 누비고 있다.

농구선수, 특히 가드 포지션의 선수들에게는 스피드가 아주 중요한 요소다. 상대 선수를 따라다니지 못할 경우 수비 구명이 되고 만다. 전성기가 지난 30대 중반의 베테랑들은 발이 무뎌지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가드 포지션의 선수들은 빅맨 포지션에 비해 은퇴가 빠른 편이다.

양동근도 전성기에 비해서는 순발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그러나 어디까지 전성기 기준이다. 그는 여전히 왕성한 활동량을 자랑하고 있으며 스피드에 있어서도 후배들에 크게 뒤쳐지지 않는다.

양동근은 4번의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3번의 챔피언결정전 MVP에 빛나는 KBL 대표 레전드다. 큰 무대에서 더 강력한 존재감을 뽐내는 선수다. 올 시즌 PO무대에서도 어김없이 그의 존재감이 빛나고 있다.

그는 KCC와의 4강 PO에서 3차전까지 매 경기 30분 이상을 출전하고 있다. 수비에서는 외인가드 마커스 킨(23)을 전담마크 하고 있고, 공격에서도 중요한 순간마다 득점·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유재학 감독(56)은 “(양)동근이의 순발력이나 체력이 예전만 못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나이를 속일 수는 없다. 사실 정규리그 때는 이를 본인도 실감하고 있는지 약간 처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역시 큰 무대에서는 양동근의 진가가 나온다. PO에 들어서 집중력이 달라졌다. 전성기 때와 같은 지배력이 나오고 있다”며 “순발력은 전성기 만 못하지만, 노련미가 생겨서 더 영리하게 플레이를 한다. 전성기 때와 다를 바 없는 경기력이라고 생각한다”고 신뢰를 보냈다.

클래스는 영원하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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