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승점 챙긴 경남, 막무가내 선거운동 피해받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3월 31일 16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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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자유한국당
사진제공|자유한국당
힘겨운 행보를 이어오고 있는 경남FC가 또 하나의 복병을 만났다.

경남은 3월 30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4라운드 홈경기에서 대구FC에 2-1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경남은 1일 성남FC와의 개막전(2-1승) 이후 인천 유나이티드(1-2패), 포항 스틸러스(1-4패)에 내리 패했다. 이번 승리는 A매치 휴식기 동안 재정비를 한 직후 거둔 것이었기 때문에 상승세를 타는 데에 큰 힘이 될 수 있는 요소였다.

그러나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등은 4월 3일 보궐선거를 앞두고 경남 창원을 찾았는데, 많은 관중이 모인 축구장은 더없이 좋은 선거운동 장소였다. 30일 창원축구센터에는 5873명의 관중이 경남과 대구의 도·시민구단 맞대결을 찾기 위해 모였다.

황 대표는 창원축구센터에 들어서서 선거운동을 벌였다. 손가락 두 개를 펴서 자유한국당의 붉은색 점퍼를 입은 강기윤 후보의 기호인 2번을 뜻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이는 축구 팬들의 소셜미디어뿐 아니라 언론 보도를 통해서까지 공개가 됐다.

자유한국당의 선거유세에 경남이 애꿎은 징계를 받을 위기에 놓였다. 경기장 내 정치적 행위는 국제축구연맹(FIFA) 뿐 아니라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경영계획 제2018-0902 ‘경기장 내 선거 운동 관련지침’에 따르면 경기장 내에서는 정당명·기호·번호 등이 노출된 의상은 착용할 수 없다. 피켓, 현수막, 어깨띠 등은 노출이 불가하며 명함 및 광고지 배포도 금지되어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연맹은 해당 구단에 승점 10 이상의 감점 및 무관중 홈경기, 연맹이 지정한 제3지역 홈경기 개최, 2000만원 이상의 제재금, 경고 등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경남 구단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경남에 따르면 황 대표 등 자유한국당 인원을 제지했지만 경기장에 진입해 선거유세를 벌였다. 연맹 관계자는 31일 “경남 구단에 이번 사태에 대해 경위서를 받을 예정이다. 일단 구단은 이를 막았지만, 자유한국당 측에서 막무가내로 경기장에 들어섰다. 자초지종을 들어볼 것이다”라고 밝혔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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