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 말 뒤에 숨은 김태형 감독의 진한 아쉬움

  • 뉴스1
  • 입력 2018년 12월 12일 10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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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두산 베어스 양의지가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18.12.10/뉴스1 © News1
2018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두산 베어스 양의지가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18.12.10/뉴스1 © News1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괜찮다”고는 했지만 그 말 뒤에는 양의지에 대한 아쉬움이 숨겨져 있었다.

지난 11일 NC 다이노스가 양의지와 FA계약을 맺었다는 발표가 나온 후 한 언론사 시상식장에서 만난 김 감독은 “프로선수가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는 곳에 가는 건 당연한 것”이라며 “(양)의지가 없다고 내년에 (리그)1위를 못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이날 NC는 양의지와 4년 총액 125억원(계약금 60억원·연봉 65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125억원은 역대 포수 FA 최고액이다.

두산은 양의지를 잡기 위해 옵션 10억원을 포함해 4년 총액 120억원까지 부른 것으로 알려졌으나 양의지의 선택은 NC였다.

2006년 2차 8라운드로 두산에 지명된 양의지는 지난 10년간 두산에만 몸 담아온 프랜차이즈 스타다.

양의지를 오랫동안 지켜본 김 감독의 애틋함도 클 수 밖에 없다. 김 감독은 “의지가 입단할 때부터 봐와서 감정이 남다르다”면서 “조금 그런 게 있지…”라며 말끝을 흐렸다.

김 감독은 배터리 코치를 맡았던 2006년 양의지를 처음 만났다.

당시 스카우트 팀이 와서 진흥고등학교(양의지의 출신고)에 좋은 선수가 있다고 경기 시간을 알려줬다고 했다.

김 감독은 양의지를 보면서 “‘저놈 괜찮다. 베테랑 같다’고 생각했다”며 “(의지와 관계는) 각별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고졸 신인이었던 양의지는 김 감독과 같이 성장했고 2015년 주전포수와 감독으로 다시 만나 두 차례 우승을 함께 일궜다.

두산은 김현수(LG), 민병헌(롯데)에 이어 양의지까지 내부 FA를 떠나보냈지만 김 감독은 “김재호, 오재원은 잡았고 나 역시 감독을 맡은지 얼마 안됐을 때 구단이 장원준이라는 큰 선물을 줬다. 그래서 2년 동안 우승이 가능했고 우승 감독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양의지의 빈자리를 아쉬워하면서도 “의지가 없으면 없는 대로 백업선수들의 기량을 끌어 올리면 된다”고 말했다.

두산에는 양의지의 빈자리를 채울 포수 대체자원으로 박세혁, 이흥련, 장승현이 등이 남아 있다.

김 감독은 “박세혁은 연차도 있고 투수와 호흡도 좋은 편”이라며 “이흥련은 팀에 합류한 지 얼마 안됐고 장승현도 경기는 많이 뛰지 않았지만 제 몫을 충분히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있는 선수들의 기량을 최대한 끌어올려 성적을 내는 것이 감독의 할 일”이라며 “내년은 미리 걱정하지 않겠다. 시즌이 끝나고 결과가 말해줄 것”이라고 승부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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