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문턱까지’ FC서울…어서 와! 승강PO는 처음이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2월 3일 05시 30분


FC서울 최용수 감독-부산 아이파크 최윤겸 감독-상주 상무 김태완 감독(왼쪽부터).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FC서울 최용수 감독-부산 아이파크 최윤겸 감독-상주 상무 김태완 감독(왼쪽부터).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의 대미를 장식할 겨울 드라마, 승강 플레이오프(PO) 대진이 확정됐다.

K리그1 FC서울과 K리그2 부산 아이파크가 6일(부산구덕운동장)과 9일(서울월드컵경기장),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의 올 시즌 마지막 혈투를 펼친다. 1일 K리그1 최종전(38라운드)에서 상주 상무에 0-1로 무릎을 꿇은 서울이 11위로 추락해 지옥 문턱으로 향했고, 같은 날 구덕에서 끝난 K리그2 PO에서는 부산이 대전 시티즌을 3-0으로 잡았다.

● 벼랑 끝에 선 서울…어서 와! 승강PO는 처음이지?

12위 전남 드래곤즈의 강등이 정해진 가운데 승강PO로 향하지 않으려는 세 팀이 맞물렸다. 가장 불리한 쪽은 37라운드까지 11위에 랭크된 상주(승점 37). 상주시민운동장으로 9위 서울(승점 40)을 불러들인 상주의 시나리오는 간단하면서도 어려웠다. 승점 3 획득.

서울은 비기기만 해도 11위를 피할 수 있었다. 지면 다 득점을 우선시한 대회 규정에 따라 순위하락이 불가피했다. 이 경우, 10위 인천 유나이티드(승점 39)가 전남과 홈경기에서 패하기를 바라야 했다. 그런데 변수는 금세 사라졌다. 인천은 전반 연속 골로 생존을 굳혔다. 전남이 추격 골로 따라붙었으나 후반에 한 골 더 뽑은 인천이 3-1로 이겼다.

이제 상주와 서울은 각자의 길을 개척해야 했다. 두 팀의 명암은 후반 20분 갈렸다. 상주 윤빛가람의 슛이 박용지를 맞고 굴절되며 서울 골대로 빨려 들어갔다. 전반전을 탐색한 뒤 후반에 승부를 건다고 약속한 상주 김태완 감독이 결전에 임한 선수들에게 던진 마지막 메시지는 이랬다. “서울을 벼랑 끝으로 밀어보자. 떨어지나 버티나 지켜보자!”

● 큰물에 남으려는 자, 올라가려는 자

분위기 싸움이다. 흐름의 측면에서 K리그2 PO 여정을 극복한 팀이 유리하다. 꾸준하게 이기는, ‘지지 않은’ 경기를 했던 팀의 기세가 높다는 얘기다. K리그1 11위는 이긴 기억보다 패배의 쓰라림을 많이 경험했다.

지난해까지 역대 5차례 승강PO의 결과가 증명했다. 승격이 4번, 생존은 한 번이었다. 공교롭게도 2013년 강원FC를 누르고 승격의 첫 역사를 쓴 상주가 지난해 K리그2 PO를 통과한 부산을 주저앉혀 생존했다. 물론 과정은 험난했다. 1·2차전 합계 1-1에서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5-4 승리했다. 서울전에 앞서 “승강PO는 싫다. 심장 조이는 느낌을 서울이 받기를 희망 한다”는 상주 김 감독의 바람이 이뤄졌다.

위닝 멘탈리티를 완전히 잃어버리고 리듬이 무너진 서울은 회복이 필요하다. 상대 분석은 차치하고, 지친 심신을 추스를 시간조차 부족하다. 서울 최용수 감독은 “괴롭다. 바닥까지 내려앉았다”며 침통해했다. 이에 학창 시절을 최 감독과 함께 한 김 감독은 “어려운 시기에 팀을 맡았다. 위기를 잘 타개하길 바란다”며 친구를 응원했다.

상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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