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화재 신치용 고문, 현장복귀 결심서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1월 13일 05시 30분


삼성화재 배구단 신치용 고문이 현장복귀를 결심했다. 사령탑으로서 마지막 경기였던 2015∼2016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남은 아쉬움을 털어내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듯하다. “아직 내 가슴 속에 배구열정이 남아 있음을 확인했다”는 신 고문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스포츠동아DB
삼성화재 배구단 신치용 고문이 현장복귀를 결심했다. 사령탑으로서 마지막 경기였던 2015∼2016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남은 아쉬움을 털어내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듯하다. “아직 내 가슴 속에 배구열정이 남아 있음을 확인했다”는 신 고문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스포츠동아DB
삼성화재 배구단 신치용 고문이 현장복귀를 결심했다. 2014~2015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OK저축은행에 패한 뒤 삼성화재 배구단의 부사장 겸 단장으로 영전하면서 배구코트를 떠났던 그가 “기회가 온다면 현장으로 돌아갈 결심이 섰다. 아직 내 가슴 속에 배구열정이 남아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12월 31일까지 삼성 스포츠단과의 계약이 남아 있다. 그 이후 인생행로로 현장복귀를 꿈꾸는 것이다. 실업배구와 V리그에서 삼성화재의 창단감독으로 20년을 지도하며 17번의 우승기록을 남긴 그였기에 현장을 떠난 이후에도 많은 배구인들은 다음 행보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동안 현장과를 거리를 두고 배구계를 지켜봤던 그는 지난 8월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 현장복귀 의사를 어느 정도 내비쳤다. 당시 프로야구 김인식 감독과 공동으로 진행된 특별대담 가운데 “지금 다시 감독을 맡을 기회가 생긴다면 자신 있느냐”는 질문에 신치용 고문은 “연륜이라는 것은 무시하지 못한다. 나보다 네 살 많은 분(대한항공 박기원 감독)도 감독을 하고 있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하겠다”고 했다.

이후 복귀결심은 더욱 단단해진 것으로 보인다. 주위에서는 그동안 쌓아올린 업적이 너무 크기에 컴백을 말렸다. 프로야구의 김응룡 김성근 등 베테랑 감독이 현장을 떠났다 돌아왔지만 결말이 좋지 않았던 전례도 있다. 달라진 배구환경 속에서 팀을 위한 헌신과 절제된 사생활, 강한 훈련으로 선수단을 지도하는 방식이 예전처럼 통할지 의문부호를 두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신치용 고문은 “세상에는 변하지 않는 원칙이 있다. 열심히 노력하는 만큼 결과는 나온다. 땀의 가치는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삼성화재 신치용 고문. 스포츠동아DB
삼성화재 신치용 고문. 스포츠동아DB

그는 최근 “성공한다고는 장담하지 못하지만 실패하지는 않을 자신이 있다. 그런 자신이 섰으니까 컴백도 생각한다. 그동안 현장을 떠나서 지켜보니 보이지 않던 새로운 것들도 보였다”고 털어놓았다. 현장복귀를 말리던 아내도 이제는 선택을 존중하는 눈치다. 얼마 전 SBS스포츠의 요청으로 객원해설위원이 된 것도 결심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 방송 부스에서 경기를 지켜보며 그동안 모자랐던 현장감각을 되살렸을 가능성도 있다.

공교롭게도 현재 V리그 7개 구단의 사령탑 가운데 6명이 신치용 고문과 이런저런 인연이 있다. 삼성화재 감독 시절에는 김세진(OK저축은행) 신영철(우리카드) 권순찬(KB손해보험) 최태웅(현대캐피탈) 신진식(삼성화재) 감독을 선수로서 지도했다. 한국전력 코치시절에는 선수였던 김철수(한국전력) 감독과도 함께 했다. 삼성화재 감독 마지막 시즌에 “제자들과 대결을 하니 투지가 생기지 않는다”고 했던 그가 코트에서 다시 제자들과 겨뤄볼 결심을 한 배경에는 마지막 경기의 아쉬움이 남아 있어서다. 2015~2015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삼성화재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허무하게 무너졌다. 마지막 마무리를 제대로 못한 아쉬움은 그가 사석에서 자주 털어놓았던 얘기 가운데 하나다.

이와 함께 젊은 사령탑들에게 감독이라는 자리의 무거움이 어떤 것인지 실제로 보여주고 싶다는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는 그의 컴백의사가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배구계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존재감이 워낙 커서 쉽게 그를 품을 큰 그릇이 나타나기가 어려울 수도 없다.

그렇지만 감독으로서 어떤 결과를 만들었고 열정과 노력으로 팀을 어떻게 강팀으로 만들었는지를 잘 알기에 그 능력을 탐내는 구단이라면 움직일 가능성도 있다. 앞으로 V리그 감독들의 행보가 흥미진진해졌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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