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를 쇼케이스로 만들고 있는 류현진&커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0월 8일 05시 30분


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LA 다저스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상대로 한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5전3선승제)에서 기세 좋게 1·2차전 연승을 거뒀다. 예상을 깬 1차전 선발 류현진(31)-2차전 선발 클레이튼 커쇼(30) 카드가 ‘신의 한 수’처럼 절묘하게 들어맞은 덕분이다. 8일(한국시간) 애틀랜타의 홈경기로 치러질 3차전마저 잡는다면 30년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향한 발걸음은 한층 가벼워진다.

류현진은 5일 1차전에서 7이닝 4안타 무4사구 8탈삼진 무실점, 커쇼는 6일 2차전에서 8이닝 2안타 1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다저스는 각각 6-0, 3-0으로 애틀랜타에 2연속경기 완봉승을 챙겼다. 지난해까지 공식처럼 등장했던 ‘가을야구 1선발 커쇼’를 탈피한 결정이 기대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불러온 느낌이다.

류현진과 커쇼의 동기부여라는 측면에서도 ‘현명한 선택’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올 시즌을 마치고 나면 류현진도, 커쇼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을 수 있다. 류현진은 2012년 12월 맺은 다저스와의 6년 계약이 만료되고, 커쇼는 2014시즌부터 적용된 7년 2억1500만달러(약 2430억원)짜리 계약에서 2018시즌 후 옵트아웃(중도 계약해지 후 FA 권리 획득)을 행사할 수 있는 조항을 넣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포스트시즌(PS)은 류현진과 커쇼에게는 쇼케이스(신제품·신곡 등의 발표회)에 다름없다.

어깨 수술을 받은 류현진은 2015~2016년을 거의 통째로 날렸다. 지난해 성공적으로 복귀했으나 ‘보호’ 차원에서 이런저런 투구 제한이 따랐다. 올해는 허벅지 부상 때문에 시즌 도중 3개월 가량을 쉬었다. ‘건강하고 위력적인 투수’임을 이번 PS에서 입증할 필요가 있다. 첫 단추는 성공적으로 끼웠다. 1차전 쾌투로 주가가 치솟는 분위기다. 에이전트인 스콧 보라스도 곧장 나타났다. 6일 2차전을 앞두고 다저스타디움을 찾은 그는 4년간 연평균 1500만달러를 FA 류현진의 협상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다.

클레이튼 커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클레이튼 커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커쇼는 옵트아웃을 실행하지 않더라도 다저스로부터 2019~2020년 2년간 6500만달러의 연봉을 수령할 수 있다. 그러나 올해 말 FA 자격을 얻는 쪽이 현실적이다. 지난해부터 부쩍 부상이 잦아지면서 구위 또한 저하되고 있는 흐름이라 FA 권리를 조기에 행사하는 편이 훨씬 이롭다. 자존심 회복과 몸값 관리를 위해서도 이번 PS는 커쇼에게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다저블루 유니폼을 벗은 커쇼를 상상하기는 힘들지만, 메이저리그의 속성 중 하나는 비즈니스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정재우 전문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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