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팽한 흐름 속 황의조 선제골… 후반 이승우 환상골로 승리 굳혀
손흥민 플레이 메이커 치중… 이란전 무승 징크스 떨쳐내
27일 강적 우즈베크와 8강전
첫 선발 출전이었지만 화려했다. 이승우(20·베로나)가 난적 이란과의 대결에서 수비수 세 명을 제치고 그림 같은 추가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아시아경기 8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23일 인도네시아 치카랑 위바와무크티 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이란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16강전. 지면 곧바로 탈락하는 토너먼트 경기를 앞두고 걱정이 많은 경기였다. 앞서 부진한 경기력을 보였던 김학범호는 이날 이승우 선발 카드를 처음 꺼내 들었다. 그동안 개인기는 뛰어나지만 체력과 수비능력에서 의문부호를 달고 다녔고 감기 몸살로 컨디션 난조까지 겹쳤던 이승우는 이번 대회 처음으로 선발로 나섰다. 후반 10분. 상대 문전에서 공을 잡은 이승우는 측면에서 중앙으로 침투하며 이란의 수비수들을 제치는 그림 같은 개인기를 발휘한 뒤 화려한 오른발 슛을 성공시켰다.
이승우 외에 손흥민(26·토트넘) 등 베스트 멤버를 가동한 한국은 이란에 모처럼 2-0 완승을 거두었다.
이란은 수비에 무게중심을 둘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경기 초반부터 한국 수비진을 매섭게 몰아쳤다. 평균 나이 20.25세로 한국(22.05세)보다 어린 이란은 체격 좋고 패기 넘치는 선수들을 앞세워 공격에 집중했다.
경기는 치열한 기 싸움으로 이어졌다. 한국은 전반에만 경고 한 장을 포함해 파울 6개를 기록하며 막아섰다. 이란 또한 6개의 반칙(경고 한 장)을 저질렀다. 전반 31분에는 황인범의 반칙에 발끈한 이란 선수들이 한국 선수들을 밀치면서 2분여간 양 팀 선수들이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한국은 황의조(26·감바 오사카)의 선제골로 팽팽하던 균형을 깼다. 전반 40분 상대 왼쪽 측면에서 김진야가 밀어준 공을 황인범이 왼발 슬라이딩 패스로 황의조에게 전달했고 황의조는 이를 침착하게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기세가 꺾인 탓인지 이란은 전반같지 않은 후반전을 보냈다. 한국이 경기를 주도하는 가운데 간간이 나오는 이란의 역습 또한 전반만큼 날카롭지 않았다.
4-3-3 전술의 오른쪽 윙포워드로 나선 에이스 손흥민은 중앙을 넘나들며 해결사보단 플레이 메이커 역할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승리로 손흥민은 200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16세 이하 챔피언십 결승전(1-2 패) 이후 10년간 따라다니던 이란전 무승(1무 5패)의 징크스를 깼다.
한편 한국은 이날 홍콩을 3-0으로 꺾은 우즈베키스탄과 27일 8강전에서 만나게 됐다. 기분 좋게 8강에 올랐지만 이란전 후반에 부상으로 교체된 골키퍼 조현우가 경기에 나설 수 있을지가 큰 변수다. 우즈베키스탄은 올해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우승 멤버 15명이 포함된 강팀이다. 홍콩과의 16강전까지 13득점에 무실점 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김재형 monami@donga.com / 치카랑=김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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