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스타 in 러시아] 메시 PK 막아낸 할도르손 ‘영화를 찍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6월 17일 17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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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축구대표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아이슬란드 축구대표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후~후~후!”


선수들의 격려를 이끄는 ‘천둥박수’ 소리가 온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모든 것이 처음이지만, 이들에게 긴장한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응원의 목소리에 보답하기 위해 몇 번이고 몸을 던졌다.


2018러시아월드컵의 초반 이슈를 선점한 나라는 단연 북유럽의 ‘다크호스’ 아이슬란드다. 아이슬란드는 16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D조 조별리그 1차전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 천금같은 승점 1점을 챙겼다. 아이슬란드는 이번 대회가 역사상 처음으로 출전하는 월드컵 무대다. 인구 약 33만 명의 ‘소국’이 지옥의 월드컵 유럽 예선을 뚫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 기적은 본선무대에서도 계속됐다. 월드컵 출전 17회에 빛나는 영원한 우승후보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첫 경기부터 선전했다. ‘축구의 신’이라고 불리는 리오넬 메시(31·바르셀로나) 조차 아이슬란드의 투지에 무릎을 꿇었다. 초호화 군단인 아르헨티나의 발목을 잡은 것은 ‘평범한’ 11명이 만든 ‘비범함’이었다.

아이슬란드는 자국민 중 프로축구선수가 120명밖에 되지 않는다. 국가대표에 승선한 선수들 중 적지 않은 숫자가 ‘투 잡’을 뛰고 있다. 헤이미르 하들그림손(51) 감독은 본업이 치과의사다. 수비수 비르키르 마르 세바르손(34)은 소금 공장 직원이다.

아이슬란드 골키퍼 하네스 포르 할도르손.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아이슬란드 골키퍼 하네스 포르 할도르손.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 중 이번 경기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주인공은 바로 골키퍼 하네스 포르 할도르손(34)이다. 영화감독으로 이번 대회를 앞두고 탄산음료 회사 광고 영상까지 제작한 인물이다. 할도르손은 아르헨티나전에서 신들린 선방(7개)을 기록하며 메시~세르히오 아구에로~곤살로 이과인 등이 포진한 상대 공격진을 꽁꽁 묶었다. 후반전 메시의 페널티킥을 막아낸 장면은 단연 압권이었다. 정확한 예측으로 메시의 슈팅을 쳐냈는데, 그는 경기 후 “메시의 페널티킥을 굉장히 많이 보고 연구했다”며 선방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경기 최우수 선수’로 뽑힌 뒤에는 “최고의 선수들을 상대로 승점을 따내 매우 기쁘다”는 소감을 남겼다.


아르헨티나를 넘은 아이슬란드는 이제 나이지리아~크로아티아를 차례대로 만나게 된다. 아르헨티나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약체들이다. 효율적인 승점 쌓기에 성공한다면 유로 2016 8강에 이어 또 하나의 국가 대역사를 만들 수 있게 된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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