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로맥 와이번스? 의지 베어스?’ RC/27로 본 간판타자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5월 31일 15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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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타자부터 9번타자까지 한 명으로 라인업을 짠다면? 불가능한 이야기지만 야구팬이라면 한 번쯤 상상했을 법한 내용이다. 이러한 ‘공상’은 야구를 숫자로 다루는 세이버매트릭스의 진화로 현실화됐다. RC(Runs Created·득점 생산력)는 출루율과 총루타수를 바탕으로 매겨지는 값이다. 그 값을 한 경기에서 나오는 총 아웃카운트인 27로 나눈 게 RC/27이다. 즉, RC/27은 특정 한 타자에게 아웃카운트 27개(9이닝)가 주어질 경우 그 팀이 한 경기에서 어느 정도 득점을 생산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고안된 개념이다.

●로맥·양의지, 경기당 13득점 보장?

통계전문회사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5월 30일까지 RC/27 리그 선두는 SK 제이미 로맥(13.82점)이다. 그 뒤를 두산 양의지(13.22점)가 근소한 차이로 쫓고 있다. 로맥과 양의지로 라인업을 짠다면 매 경기 13득점 이상을 해낼 수 있다는 통계적 접근이다. 아무리 타고투저가 극심한 KBO리그라도 13점을 뽑아내면 경기에서 패하기 힘들다. 그만큼 올해 로맥과 양의지가 보여주는 파괴력은 무시무시하다.

이들은 전통적인 기록에서도 이름을 떨친다. 로맥은 18홈런으로 팀 동료 최정과 함께 홈런 공동 선두에 올라있다. 출루율과 장타율에서도 굳건하게 리그 선두를 유지하고 있고, 타율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양의지는 타율 0.397로 4할에 근접한 맹타를 5월까지 지키는 중이다. 체력 부담이 심한 포수로 매 경기 나선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대단한 수치다. 이밖에도 LG 김현수(11.18점), KIA 안치홍(11.14점), 롯데 이대호(10.99점), 한화 제러드 호잉(10.42점)으로 라인업을 짜더라도 매 경기 두 자릿수 득점이 가능하다.

●‘팀 파레디스’ 1경기 2득점도 힘들다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56명의 평균 RC/27은 6.68점이다. 최하위는 한화 하주석(3.28점)이다. 하주석이 아웃카운트 27개를 도맡는다면 3득점에 그친다는 의미다. 리그 평균보다 떨어지는 공격 생산력이다. LG 유강남(4.43점), 한화 양성우(4.46점)도 시즌 초반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외인 중에서는 두산 지미 파레디스(1.92점)가 자존심을 제대로 구겼다. 파레디스로만 팀을 짠다면 매 경기 2점도 제대로 못 뽑는다는 의미다. 리그 선두 두산의 화수분 야구 덕에 공백이 적어보일 뿐, 파레디스의 침묵은 역대 외국인타자 중에서도 손에 꼽힐 만큼 심각한 수준이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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