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 3전승’ 전북, 단순함이 일궈낸 골 폭풍 드라마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3월 7일 05시 30분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전북 현대와 텐진 취안젠(중국)의 조별예선경기에서 전북이 텐진에 6-3으로 승리한 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기쁨을 나누고 있다. 전주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전북 현대와 텐진 취안젠(중국)의 조별예선경기에서 전북이 텐진에 6-3으로 승리한 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기쁨을 나누고 있다. 전주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전주성에서 적에게 자비는 없다’는 기치대로였다. 2006·2016시즌에 이은 통산 세 번째 아시아 정상을 천명한 K리그1(클래식) 챔피언 전북 현대의 퍼포먼스는 대단했다.

전북은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톈진 취안젠(중국)과의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E조 홈 3차전에서 ‘장신(197.5㎝) 스트라이커’ 김신욱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짜릿한 6-3 쾌승을 거뒀다.

앞서 가시와 레이솔(일본·3-2승)~킷치SC(홍콩·6-0승)를 연속 제압한 전북은 이로써 3전승을 내달리며 조기 16강 토너먼트 진입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전북은 14일 톈진 올림픽센터 스타디움에서 원정 리턴매치를 갖는다.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전북 현대와 텐진 취안젠(중국)의 조별예선경기에서 전북 김신욱이 동점 헤딩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전주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전북 현대와 텐진 취안젠(중국)의 조별예선경기에서 전북 김신욱이 동점 헤딩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전주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드디어 침묵 깬 거인

거인이 긴 겨울잠에서 깨어났다. 2월 두 차례 ACL 경기, 1일 울산 현대와의 K리그1 개막전(2-0)까지 세 경기에서 전북은 전승했지만 김신욱의 가슴은 까맣게 타들어갔다. 이동국, 아드리아노, 로페즈 등 동료 골잡이들이 골 맛을 봤기에 자신은 만족할 수 없었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희생하면서 뛴 결과다. 득점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고 했고, 이동국도 “좀 더 신욱이를 위한 플레이를 하겠다”고 격려했지만 결국은 골이 필요했다.

바람이 이뤄졌다. 머리와 발을 동시에 이용하며 세 골을 몰아쳤다. 전북 출신 권경원이 버틴 톈진 수비진은 전반 초반까지 잘 버티다 제공권은 물론이고 발밑까지 좋은 김신욱의 활약에 와르르 허물어졌다. 김신욱은 팀이 0-1로 뒤진 전반 24분 이용의 크로스를 받아 동점을 만든 뒤 한교원, 로페즈의 릴레이포로 3-1로 앞선 후반 15분과 19분 연속 골을 터트렸다.

김신욱이 해트트릭을 달성한 건 울산 시절인 2012년 8월 22일 상주상무와 K리그 경기 후 6년여 만이다. 타는 듯한 골 갈증을 끝낸 제자를 후반 21분 아드리아노와 교체하면서 불러들인 최 감독도 특유의 무뚝뚝한 표정을 풀고 어깨를 다독이며 만족해했다.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전북 현대와 텐진 취안젠(중국)의 조별예선경기에서 전북 김신욱이 해트트릭을 기록한 뒤 환호하고 있다. 전주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전북 현대와 텐진 취안젠(중국)의 조별예선경기에서 전북 김신욱이 해트트릭을 기록한 뒤 환호하고 있다. 전주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단순함이 엮은 드라마

겨울 선수이적시장에서 전 포지션에 걸쳐 적극적인 보강을 단행한 전북의 진짜 힘은 ‘다양성’이다. 특히 공격라인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원 톱과 투 톱, 심지어 쓰리 톱까지 모든 구성이 가능하다. 최전방(아드리아노)과 2선 측면(티아고)이 확실히 채워졌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까지 김신욱~이동국~에두 등 사실상 비슷한 유형의 스트라이커들로 인해 조합을 맞추는 작업이 골칫거리였지만 올해는 ‘행복한 고민’이다.

그래서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전북 벤치의 선택에 시선이 쏠렸다. 일단 초반 무게가 실린 건 투 톱. 김신욱과 짝을 이룬 아드리아노가 펄펄 날면서 맹위를 떨쳤다. 그렇지만 익숙함에선 역시 원 톱이었다.

최 감독은 김신욱을 먼저 투입했다. 그리고 가장 단순한 패턴을 반복했다. 높낮이만 달리한 크로스. 뒷문이 취약한 톈진을 효율적으로 공략하기 위함이었다. 결국 통했다. 첫 골을 먼저 내준 상황에서 터진 동점골과 역전골이 여기서 나왔다. 쐐기를 박은 로페즈의 세 번째 골, 김신욱의 4·5번째 골 전부 적시적소에 등장한 크로스에서 비롯됐다.

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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