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철녀’ 이레인 뷔스트의 메달 수확은 계속된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2월 13일 15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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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이레인 뷔스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네덜란드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이레인 뷔스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한결같은 목표는 입상이다. 시상대에 오르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며 4년을 준비한다. 색깔 구분 없이 단 하나의 메달만 따도 가문의 영광이다.

그런데 그런 메달을 무려 10개나 목에 걸었다면 어떤 기분일까.

네덜란드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의 대표주자 이레인 뷔스트(32)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평창올림픽을 통해 스피드스케이팅 통산 최다메달 수상자(10개)로 기록되며 전설의 반열에 올랐다.
뷔스트는 12일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500m에서 1분54초35로 일본의 다카기 미호(1분54초55)를 0.2초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8년 만에 1500m 정상 복귀이자 자신의 올림픽 10번째 메달을 금메달로 장식했다. 메달 10개(금 5개, 은 4개, 동1개)는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최다 메달이다.

아울러 개인 통산 4개 대회 연속 금메달 수확이고, 네덜란드 선수로는 처음으로 동계올림픽 금메달 5개와 총 10개의 메달을 따냈다. 통산 동계올림픽 최다 메달은 바이애슬론의 올레 아이나르 비에른달렌(노르웨이)의 13개(금 8개, 은 4개, 동 1개)이다.

뷔스트의 거침없는 메달 수확은 20세이던 2006년 토리노에서 시작됐다. 3000m에 출전해 우승했다. 이는 네덜란드 동계종목 최연소 금메달이었다. 1500m에서는 3위였다. 2010년 밴쿠버에선 1500m에서 정상에 오르며 네덜란드 스피드스케이팅 중장거리의 대표선수로 자리매김했다. 2014년 소치에선 무려 5개의 메달(금 2개, 은 3개)을 따내며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다. 3000m와 팀추월에서 금메달, 1000m· 1500m· 5000m에서 각각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런 엄청난 수확에도 그는 만족하지 않았다. 더 많은 메달을 꿈꿨다. 평창을 목표로 다시 스케이트화 끈을 졸라맸다.

평창대회에서 출발은 아쉬움이었다. 10일 열린 여자 3000m에서 동료인 카를레인 하르데레이크터에게 겨우 0.08초차 뒤지며 2위에 머물렀다. 그는 “금메달을 딸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마지막 바퀴에서 힘에 부쳐 성적이 부진하게 나왔다. 난 집에 은메달이 많이 있다. 그래서 금메달을 꼭 따고 싶다”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이틀 뒤에 열리는 1500m에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젖 먹던 힘까지 짜내며 마침내 정상에 올랐다. 특히 이번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시리즈 1500m에서 단 한번도 이기지 못했던 다카기 미호를 가장 중요한 순간에 뛰어 넘은 건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다카기는 이번 시즌 4차례 월드컵에서 모두 정상에 오른 강력한 우승 후보였다.

뷔스트는 “정확히 12년 전인 오늘(2월12일)이 토리노에서 내 생애 첫 금메달을 딴 날이다. 나는 그동안 4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는데, 매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게 내 목표였다. 마침내 오늘 그 목표를 이뤘다”며 감격스러워했다.

한편 뷔스트는 1000m와 팀추월에서 또 하나의 메달 도전에 나선다. 11번째와 12번째의 메달 수확이 평창에서 이뤄질 수 있을까.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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