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도 챔피언] 끝내 4강 좌절된 컬링 믹스더블 장혜지, “컬링 알렸다면 그게 수확”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2월 11일 16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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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 믹스더블 장혜지-이기정.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컬링 믹스더블 장혜지-이기정.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컬링 믹스더블의 ‘신예 듀오’ 장혜지(21)와 이기정(23·이상 경북체육회)의 즐거운 모험이 끝났다. 손에 쥐어진 당장의 결과물은 없지만,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더 값진 결실을 얻었다. 컬링을 향한 국민들의 열렬한 관심과 사랑이다.

장혜지와 이기정은 11일 강원도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컬링 믹스더블 예선 7차전에서 캐나다(1위·6승1패)의 케이틀린 로이스, 존 모리스에게 3-7로 졌다. 2승5패를 기록한 장혜지·이기정 듀오는 6위에 그치며 상위 네 팀에게 주어지는 준결승 진출 티켓을 획득하지 못했다. 하지만 홈 팬들은 이번 대회서부터 정식종목에 채택된 믹스더블에 도전한 컬링 대표팀 새내기들에게 뜨거운 성원의 박수를 보냈다.

컬링 불모지로 여겨지는 한국에서 대표팀 막내 장혜지와 이기정은 연일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시작부터 좋았다. 둘은 8일 개막 전 사전 경기로 펼쳐진 믹스더블 예선 1차전서 핀란드를 꺾고 한국의 공식전 첫 승리를 거두며 대회의 문을 힘차게 열었다. 이에 힘입어 2~7차전을 치르는 내내 수많은 팬들이 그들을 지켜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고, 최종 7차전에선 2600여명에 이르는 만원 관중이 한국 컬링의 미래를 응원했다.

강호들을 상대로도 씩씩하게 경기를 풀어나가는 모습과 새내기의 풋풋한 매력이 팬심을 자극했다. 장혜지는 특유의 엉뚱하고 활발한 성격으로 팀 분위기를 띄우는 비타민 같은 존재다. 경기 도중에도 이기정과 함께 하이파이브를 하며 온 몸으로 경기를 즐기고, 승리 후엔 중계 카메라를 향해 밝게 웃으며 인사를 건네는 ‘긍정 소녀’였다. 이기정 역시 이번 대회서 눈을 자주 깜빡이는 모습마저 화제가 될 정도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안구 건조증이 심한 편이라 스톤을 던질 때 눈을 자주 깜빡인다”는 그에겐 ‘윙크 요정’이라는 귀여운 애칭도 생겼다.

둘 모두에게 처음이었던 이번 올림픽 무대는 국민들의 깊은 사랑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기는 계기가 됐다. 장혜지는 “(이기정) 오빠에게 나는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눈시울을 붉히면서도 “대중들에게 컬링이 재미있다는 점을 알리게 된 것이 수확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뻐했다. 이기정 역시 적절하게 환호와 침묵의 응원을 보내준 홈팬들을 향해 “자랑스러웠다”고 강조하며 “너무 영광스러운 대회였다. 살면서 이렇게 즐거운 대회는 처음이다. 컬링에 이렇게 많은 관심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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