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정규시즌-한국시리즈(KS) 통합우승에 성공한 KIA는 새 시즌에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색이 없다. 우승의 일등공신인 에이스 양현종, 외국인선수 3총사와 모두 재계약한 덕분에 전력누수가 없다. 여기에 지난해 잠재력을 터트리거나 엿보인 젊은 선수들의 성장도 기대된다. 우승전력을 유지하면서 방심이라는 내부의 적만 잘 제압해도 당장 우승권이다.
31일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한 KIA 선수단 역시 소리 높여 KS 2연패를 외치는 한편 스스로에게 단단한 정신무장을 당부했다. 지난해 국내투수로는 22년 만에 선발 20승을 달성하며 골든글러브까지 차지한 양현종은 “신인들처럼 경쟁하는 입장”이라며 “지난해보다 하나라도 더 발전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간판타자 최형우도 “타점왕이나 100타점 돌파 등 개인 목표는 전혀 없다”며 팀의 KS 2연패에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KIA 김선빈-최형우(오른쪽).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인스타그램 KIA 선수들의 충만한 의지는 비시즌 자율훈련의 성과를 통해서도 간접적으로나마 확인된다. 지난 18일 실시된 체력 테스트에서 단 한 사람의 낙오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스프링캠프 참가자를 가리기 위한 시험대였는데, 신인부터 베테랑까지 68명의 선수 전원이 50m 달리기와 4㎞ 달리기 등으로 구성된 테스트를 가뿐히 통과했다.
이처럼 체력과 의지 모두 굳게 다져져서인지 KIA의 오키나와 캠프는 철저히 실전 위주로 꾸려진다. 특히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의 영향으로 올해는 페넌트레이스 개막이 앞당겨지는 만큼 스프링캠프부터 조기에 실전 모드로 돌입하는 KIA의 행보가 관심을 모은다. KIA는 설 연휴 직전인 2월 14일부터 23일까지 거의 매일 일본프로야구 7개 팀(히로시마·한신·요코하마·요미우리·주니치·라쿠텐·니혼햄)과 8차례 연습경기를 치른다. 이어 3월 1일부터 5일까지는 국내 4개 팀(SK·LG·한화·삼성)과 4차례 연습경기를 계획하고 있다. 오키나와 캠프에서만 무려 12경기를 소화한 뒤 3월 8일 귀국해서는 시범경기 개막(3월 13일)에 대비한다.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출국한 KIA가 실전 중심의 스프링캠프에서 KS 2연패의 밑그림을 완성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