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톱·투톱·윙포워드…손흥민의 ‘핫 스팟’ 찾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1월 14일 05시 45분


축구대표팀 손흥민.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축구대표팀 손흥민.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신태용감독 필승플랜 &관전포인트

이근호·이정협 등 최적 파트너 실험 계속
최철순 등 풀백들 투혼·체력전 이번에도?
준비한 10가지 세트피스 득점 연결 숙제


대한민국 축구가 살아났다. 신태용(47)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치른 5번째 경기였던 10일 콜롬비아와의 평가전(2-1 승)은 2018러시아월드컵 본선 여정에 나설 대표팀에 큰 희망을 불어넣었다. 물론 그 경기는 끝이 아닌 시작일 뿐이다. 14일 오후 8시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릴 세르비아 평가전은 또 한 번의 가능성을 확인시켜줄 무대다. 11일 울산에 2차 훈련캠프를 차리고 막바지 강화훈련을 소화한 대표팀은 세르비아전에서 어떤 축구를 보여줄까.

축구대표팀 손흥민.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축구대표팀 손흥민.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손흥민, 톱클래스 다시 입증?

콜롬비아전에서 손흥민은 멀티 골을 성공시키며 대표팀에 귀한 승리를 안겼다. 최전방에서 짝을 이룬 이근호(강원FC)와의 찰떡궁합이 돋보였다.

2012년 K리그 클래식 울산현대 소속으로 김신욱(현 전북현대), 하피냐(브라질) 등과 호흡을 맞추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평정했던 당시의 모습이 A매치에서도 드러났다. 이근호가 전방위적으로 흔들고 상대 수비를 끌어내자 손흥민이 한결 수월하게 공격을 시도했다.

‘스트라이커 손흥민’카드는 이미 널리 노출된 상태다. 최근 A매치에서는 없었으나 토트넘(잉글랜드)은 공격포지션에서 다재다능한 역량을 발휘한 손흥민을 특급 골게터 해리 케인의 파트너로 활용해 재미를 봤다. 여기서 힌트를 얻은 신 감독은 손흥민의 기량을 콜롬비아전에서 극대화시켰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하나의 옵션일 뿐이다. 정통 공격수 이정협(부산 아이파크)도 언제든지 출격할 수 있다. 윙 포워드 성향도 두드러지는 이근호와는 다른 공격 패턴을 살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손흥민을 원 톱으로 배치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우리에게 익숙한 4-2-3-1 포메이션에 살짝 변화를 입히는 것이다. 신 감독은 “(손흥민 활용을) 계속 고민 중이다. 최적의 조합을 찾아야 한다. 원 톱도, 윙 포워드도 전부 가능한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축구대표팀 최철순. 스포츠동아DB
축구대표팀 최철순. 스포츠동아DB

● 투지 그리고 체력

콜롬비아전이 팬들을 매료시킨 가장 큰 이유는 물러나지 않던 태극전사들의 정신력이다. 끝까지 상대를 괴롭히고 물고 늘어지는 모습은 많은 이들이 간절히 바라던 장면이었다. 이름값은 높지 않지만 확실한 풀백 자원으로 자리매김하며 주전을 노리는 최철순(전북)은 “이제는 (오른쪽 측면이) ‘내 자리다’싶어 잠시 마음을 놓고 있으면 소속 팀은 매 시즌 새로운 영입을 한다. 전부 대단한 실력자들이라 나로선 안주할 틈이 없다”고 했다.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기 위해 최철순은 장점을 더욱 키웠다. 바로 투지다. “계속 들이대고 부딪힌다. 실력이 부족한 것은 할 수 없어도 의지에서 뒤지는 것은 내 자신조차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이러한 투혼을 신 감독도 높이 샀다. 결코 매끄럽고 아름다운 축구는 아니더라도 최철순은 대표팀에 꼭 필요한 멤버가 됐다.

체력전도 필수다. 종료휘슬이 울릴 때까지 매 순간을 전반 킥오프 시점처럼 뛸 수는 없다. 다만 흔들림은 최소화해야 한다. 피할 때 피하고, 버틸 때 버티는 요령이 필요하다. 콜롬비아전 막판이 불안했던 것은 피로누적과 체력저하로 집중력이 떨어진 탓이었다. 세르비아전까지 주어진 시간은 사흘. 하비에르 미냐노(스페인) 피지컬 코치는 어떤 마법을 부렸을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세트피스, 뚫고 막고!

볼이 정지된 상태에서 진행되는 세트피스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과제다.

신 감독은 5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부터 줄기차게 세트피스 강화를 노래했지만 재미를 보지 못했다.

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 11월 A매치 2연전을 위해 풀 트레이닝을 진행하며 별도의 시간을 냈지만 별 효과가 없다. 콜롬비아전에서도 세트피스 득점은 없었다. 반면 프리킥 상황에서 실점했다.

대표팀은 10가지 정도의 세트피스 전술을 도입했다. 고무적인 것은 처음 호흡했을 때만 해도 서로 다른 플레이 패턴을 파악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1번과 2번의 차이를 구분할 줄 안다는 것. 벤치가 3번을 외쳐도 각자의 위치에 흩어져 임무를 수행한다. 대표팀 관계자는 “딱 1골만 터지면 된다. 코칭스태프도, 선수들도 감독의 의도를 확실하게 알고 있다. 더 이상의 혼란도 없다. 노력한 만큼 조만간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울산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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