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호 감독님, 하늘에서 보고 계신가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0월 25일 19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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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아이파크와 수원 삼성의 2017 KEB하나은행 FA컵 4강전이 열린 10월 25일 부산 구덕운동장 앞에 마련된 고 조진호 감독 추모 공간 부산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부산 아이파크와 수원 삼성의 2017 KEB하나은행 FA컵 4강전이 열린 10월 25일 부산 구덕운동장 앞에 마련된 고 조진호 감독 추모 공간 부산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부산 아이파크-수원 삼성의‘2017 KEB하나은행 FA컵’ 4강전이 25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렸다. 부산의 사령탑이었던 고(故) 조진호 감독이 운명을 달리 한 뒤 부산이 처음으로 치르는 홈경기였다. 그는 10일 오전 구단 클럽하우스로 출근하는 길에 심장마비로 쓰러졌고,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그는 먼저 떠났지만 부산과 계속 함께 하고 있다.

구단이 제작한 매거진 내에 선수단 정보에 여전히 부산의 감독으로 남아 있었다. 그 뿐이 아니다. FA컵을 주관하는 대한축구협회에서 제작한 책자에도 조 감독의 흔적이 담겨져 있었다. 선수들이 도착하기 이전부터 부산 서포터 응원석 앞에는 조 감독의 대형 걸개그림이 걸려있었다.

구단은 경기장 앞에 고인을 추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팬들이 헌화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부산 팬 뿐 아니라 원정팀 수원 팬들도 이곳에서 한국축구발전을 위해 헌신했던 고인을 추모했다. 경기 시작에 앞서 조진호 감독의 생전 모습이 담긴 헌정 영상이 전광판을 통해 흘러나왔다.

양 팀 선수들은 경기 시작에 앞서 추모하는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부산은 조진호 감독의 추모 경기이긴 했지만 홈경기였기 때문에 붉은색 유니폼을 착용했다. 부산은 고인이 유명을 달리한 이후 원정에서 챌린지(2부리그) 2경기를 치렀다. 당시는 검은색 상하의 유니폼을 입었다.

부산 아이파크 구단이 제작한 매거진에 실린 조진호 감독과 부산 아이파크 선수들의 하이파이브 장면. 부산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부산 아이파크 구단이 제작한 매거진에 실린 조진호 감독과 부산 아이파크 선수들의 하이파이브 장면. 부산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이번에도 유니폼 색깔을 바꿀 수도 있었지만 구단은 원래대로 붉은색 유니폼을 착용하는 대신 선수들 모두가 검은색 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서기로 했다. 또한 이전처럼 부산 벤치의 감독석은 비어있었다.

생전에 조진호 감독은 팀의 클래식(1부리그) 복귀 뿐 아니라 FA컵 우승까지 2개의 목표를 향해 쉼 없이 달려왔다. 워낙 밝은 성격의 지도자였지만 감독의 숙명인 성적 스트레스를 잘 다스리지 못한 탓인지 사랑하는 가족들과 선수단 응원하는 팬들을 뒤로하고 돌아올 수 없는 먼 길을 떠났다.

이러한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부산 선수단은 이번 경기를 앞두고 더 철저하게 준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떠난 스승에게 보답하는 차원에서라도 반드시 대회 결승전에 오르겠다는 일념으로 많은 공을 들였다.

분명 이날 하늘에서 조 감독은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을 것이다.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빌고 저 세상에서 영원한 평화와 휴식을 누리기를 기원한다.

부산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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