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의 가을통신] 15㎏·10㎞, 지금의 함덕주를 있게 한 바로 그것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0월 24일 05시 30분


20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플레이오프 3차전 경기가 열렸다. 4회말 무사 1루에서 두산 함덕주가 교체되어 볼을 던지고 있다. 마산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0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플레이오프 3차전 경기가 열렸다. 4회말 무사 1루에서 두산 함덕주가 교체되어 볼을 던지고 있다. 마산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년 전 두산과 넥센의 준플레이오프(준PO) 4차전을 앞두고 만난 함덕주(22·두산)는 15㎏과 10㎞의 수치를 언급했다. 이는 입단 당시(2013시즌)와 견줘 늘어난 체중(15㎏)과 구속(10㎞)이었다. 얼핏 보면 단순한 이 수치가 지금의 ‘불펜 에이스’ 함덕주를 만들었다고 봐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함덕주는 2015시즌을 기점으로 두산의 핵심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입단 당시 181㎝·78㎏의 다소 마른 체형이었던 그의 직구 최고구속은 130㎞대 후반에 불과했다. 좌투수라는 이점을 지녔지만, 140㎞를 밑도는 구속으론 1군에서 살아남기 어려웠다. 체중을 늘리기로 결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렇다고 무작정 체중을 늘린 것도 아니다. 충분한 영양섭취와 러닝,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한 ‘벌크업’이었다. 함덕주는 “서서히 체중을 늘렸기에 몸의 밸런스에 어떤 문제도 없다. 오히려 (밸런스가) 더 좋아진 것 같다. 몸이 커지면서 공에도 힘이 붙었다”고 돌아봤다. 이 선택이 함덕주를 1군 투수로 거듭나게 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도 “(함)덕주는 선발투수 뒤에 자신 있게 붙일 수 있는 카드”라고 믿음을 숨기지 않았다.

23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함덕주도 2년 전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에게 15㎏과 10㎞의 수치를 언급하자 “처음에는 많이 마른 체형이었다. 억지로라도 살을 찌우려고 했던 기억이 난다”며 “지금의 체형이 야구를 하기에 훨씬 좋다. 체중은 2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이제는 체중 관리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또 다른 변화는 서클체인지업을 완벽하게 장착한 것이다. 두산 한용덕 수석코치는 “(함덕주의) 구속도 증가했지만, 서클체인지업이 정말 좋아졌다. 불펜피칭 때 내가 타자 위치에 서서 보니 최고다.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할 수 있는 궤적으로 떨어진다. 주무기로 활용하기에 손색이 없다”고 칭찬했다. 이에 함덕주는 “데뷔 초에도 체인지업을 가끔 던졌지만, 그때는 주로 원포인트로 나서다 보니 슬라이더를 더 많이 던졌다. 선발로 뛰면서 체인지업을 본격적으로 던지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자신감이 붙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한국시리즈(KS)는 함덕주에게 또 다른 도전이다. 2015년 포스트시즌의 부진을 만회할 기회이기도 하다. 그는 “몸 상태도 좋다. 마음도 한결 편안해졌다. PO때처럼만 잘하고 싶다”고 밝혔다. 상대 타선을 완벽하게 막아내겠다는 의지가 담겨있었다. 그가 NC와의 PO 4경기에 모두 등판해 거둔 성적은 1승 1홀드, 6.2이닝 무실점이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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