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챌린지 득점왕… 내년엔 클래식 득점왕!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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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리그서 성남 유니폼 김동찬… 이적 4경기 만에 ‘해트트릭 신고’

“아빠, 요새는 왜 골을 못 넣어?”

6개월 만에 국내 무대로 복귀한 김동찬(31·사진)은 얼마 전 딸 채이 양(5)한테서 이런 말을 들었다. 태국 리그에서 뛰다 지난달 K리그 챌린지(2부) 성남으로 이적한 김동찬은 지난 시즌 챌린지 득점왕 출신. 지난해 대전에서 뛰면서 20골을 넣고 국내 선수로는 3년 만에 득점왕을 차지했다. 그랬던 아빠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작년처럼 골을 넣지 못하자 딸이 조금 실망했던 모양이다.

김동찬이 딸의 궁금증을 해결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김동찬은 23일 수원FC와의 경기에서 3골을 몰아넣어 3-0 승리를 이끌었다. 국내 무대 복귀 후 4경기 만에 터진 김동찬의 득점포이자 올 시즌 챌린지 1호 해트트릭이었다. K리그 복귀 골을 신고한 김동찬은 이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석의 아내와 딸을 향해 양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보였다. 김동찬은 “한국으로 복귀했는데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몸에 힘이 좀 들어갔던 것 같다. 복귀 후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첫 골이 터지고 나서는 자신감이 붙었다”고 말했다.

김동찬은 지난 시즌 챌린지 득점왕에 오른 뒤 K리그 클래식(1부) 구단으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았다. “태국 리그 팀(BEC테로 사사나)이 제안한 조건이 더 좋기도 했고, 나이 먹기 전에 외국 리그를 한번 경험해 보고 싶었어요.” 고민 끝에 태국행을 택한 김동찬은 올 시즌 BEC테로 사사나에서 주전으로 꾸준히 출전하다 지난달 비슷한 시기에 태국 리그의 다른 팀과 성남으로부터 동시에 영입 제안을 또 받았다. 하지만 이번엔 한국행을 택했다. 떨어져 지내던 아내의 간청을 모른 척하기 힘들었다.

박경훈 성남 감독은 김동찬 영입에 공을 많이 들였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동찬이를 데려오려고 연락했더니 한발 늦었더라고요.” 박 감독이 연락하기 이틀 전 김동찬은 BEC테로 사사나와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박 감독은 “동찬이는 내가 제주 감독일 때 경남과 전북에서 뛰고 있었다. 그때부터 눈여겨봤는데 득점력도 있고 경기력이 늘 꾸준한 선수다”라고 평가했다. 성남은 지난달 일본 J리그로 이적한 국가대표 출신 황의조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김동찬을 데려왔다. 2006년 경남에서 프로 데뷔를 한 김동찬은 전북과 상주, 대전 등을 거쳤는데 전북에서 뛰던 2011년에는 10골, 3도움을 기록하며 당시 팀 우승에 큰 힘을 보태기도 했다.

김동찬은 “시즌 일정의 절반이 지나 국내에 복귀해 개인 기록에는 큰 욕심이 없다. 팀의 클래식 승격을 위해 모든 걸 쏟아붓겠다”고 했다. 28일 현재 성남은 클래식 승격을 다투는 플레이오프 진출의 마지노선인 4위에 올라 있다. “내년에는 꼭 1부 리그에서 뛰고 싶어요. 전북에서 뛸 때도 개인 기량이 처진다는 생각은 안 했습니다. 조나탄만큼은 아니라도 클래식에서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 올 시즌 클래식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조나탄(수원)도 챌린지 득점왕(2015년) 출신이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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