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웃고 사격 울고…한국, 올림픽 메달밭 희비교차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6월 12일 05시 45분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33개 종목 339개 금메달 걸린 도쿄올림픽

야구-소프트볼·가라테·스케이트보드 등 5종목 추가
육상·수영·유도 등 혼성종목 추가 개최국 일본 유리
한국도 양궁 5개 金 기대…사격 50m 폐지는 아쉬움


2020도쿄올림픽 종목이 최종 확정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0일(한국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3년 뒤 열릴 도쿄올림픽의 정식종목 및 세부종목 조정을 단행했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28개 정식종목 외에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가 추천한 야구·소프트볼, 가라테, 스케이트보드, 스포츠클라이밍, 서핑 등 5개 종목을 추가하는 한편 일부 세부종목을 조정했다. 이로써 28개 종목에서 306개의 금메달이 걸려있었던 리우대회와 달리 도쿄대회는 33개 종목에서 339개의 금메달을 놓고 주인을 가리게 됐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올림픽 효자종목으로 불렸던 일부 종목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양궁은 웃었다. 지난해 리우올림픽 당시 태극궁사들은 남녀부 개인전 및 단체전 시상대 꼭대기에 서며 전통의 효자종목 위상을 굳게 지켰다. 여기에 혼성종목이 추가돼 향후 한국양궁은 최대 5개의 금메달을 노릴 수 있게 됐다. 개인으로는 대회 2관왕을 넘어 최대 3관왕까지 겨냥할 수 있다.

이미 리우올림픽 직후부터 조짐이 있었다. 지난해 충남 일대에서 개최된 전국체육대회 현장에서 만난 복수의 양궁인들은 “한때 폐쇄적인 종목으로 비쳐졌던 국제양궁이 최근 기존의 방식을 바꿔 육성 응원을 허용하는 등 관중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면서 호평을 받았다. 오히려 재미에 비해 지나치게 메달 수가 적다는 지적도 있었다. 보완 차원에서 혼성종목이 추가될 것 같다. 당장 도쿄올림픽부터 양궁 세부종목으로 혼성종목이 탄생할 것 같다”고 긍정적 분위기를 전했는데, 현실이 됐다. IOC는 여자선수들의 참여율을 남자선수들에게 최대한 맞추기 위해 혼성종목을 대거 추가했고, 여기에 양궁이 포함됐다.

반면 사격은 울었다. 세계적 ‘사격황제’ 진종오(38·kt)가 2008년 베이징대회부터 2012년 런던대회를 거쳐 리우대회까지 올림픽 3연패에 성공한 50m 권총을 비롯해 50m 소총복사, 더블트랩 등 남자 3개 종목이 폐지됐다. 그 대신 10m 공기권총, 10m 공기소총, 트랩 등 3개 혼성종목이 신설된다. 50m 권총은 물론 최근 소총복사에서도 상승세를 타고 있었던 한국사격 입장에선 크게 아쉬움이 남는 결정이다.

여기에 육상과 수영에서 혼성계주, 혼성계영이 도쿄올림픽부터 추가된다. 유도 역시 혼성종목이 열린다. 기초종목에 약한 우리로선 썩 달가운 소식이 아니다. 특히 한국육상은 아직까지도 국제적 인재를 키우지 못한 채 답보상태를 거듭하고 있다.

더욱이 올림픽 출전 기준기록이 점차 높아지고 있어 도쿄올림픽에 대한 전망은 한층 어두운 형편이다. 예나 지금이나 박태환(28·인천시청)에게만 기대를 걸어야 하는 수영도 혼성종목까지 추가돼 스포츠강국들과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일본의 경우 육상, 수영 등 기초종목이 탄탄한 데다, 유도 또한 한동안의 부진을 딛고 리우올림픽에서 화려하게 부활한 터라 자칫 일본과의 자존심 경쟁에서도 크게 밀릴 것으로 우려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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