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엔 잇몸…삼성·전자랜드 플랜B 가드 싸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4일 05시 45분


삼성 주희정-전자랜드 김지완(오른쪽). 스포츠동아DB
삼성 주희정-전자랜드 김지완(오른쪽). 스포츠동아DB
김태술·박찬희 양팀 간판 가드 동반 부진
삼성-주희정 전랜-김지완 대체 결과 주목


KBL은 지난달 27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2016∼2017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미디어데이에는 PO에 오른 6개 팀 감독과 간판선수가 참석했다. 삼성과 전자랜드에선 김태술(33)과 박찬희(30)가 각각 동석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과 전자랜드의 주전 포인트가드 자리를 채운 김태술과 박찬희는 정규리그에서 맹활약하며 팀의 PO 진출에 기여했다. 김태술은 1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바 있고, 박찬희는 어시스트 1위(평균 7.44개)에 등극했다. 그러나 PO에서 삼성과 전자랜드는 간판 가드의 부진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규리그 5∼6라운드부터 경기력이 저하된 김태술은 전자랜드와의 6강 PO 1차전에서 2점·2어시스트, 2차전에서 득점 없이 3어시스트에 그쳤다. 부진한 공격은 둘째로 치더라도, 수비마저 전혀 되지 않는 상황이라 더 답답하다.

박찬희는 약점인 3점슛 능력 부재가 아쉽다. 삼성은 1차전에서 박찬희에게 외곽슛 기회를 내주고 나머지 선수들을 막는 수비전략으로 재미를 봤다. 박찬희는 1차전에서 3개의 3점슛을 모두 실패했다.

하루아침에 김태술이 경기력을 되찾고, 박찬희가 3점슛 능력을 끌어올릴 순 없다. 삼성 이상민(45) 감독과 전자랜드 유도훈(50) 감독은 이들을 대신할 플랜B를 가동할 수밖에 없다. 이 감독은 김태술을 대신해 노장 주희정(40)을 1·2차전에 주전 포인트가드로 내세웠다. 유 감독은 2차전에서 박찬희의 출전시간을 11분으로 줄이는 대신 슛과 수비가 좋은 김지완(27)을 중용했다. 김지완은 2차전에서 34분50초 동안 14점·6어시스트로 맹활약하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가장 답답한 이는 본인들이다. 김태술은 “몸이 좋지 않다는 것도 이제는 핑계일 뿐이다.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져버렸다”며 한숨을 내쉬었고, 박찬희는 2차전 승리 후에도 웃지 못했다. 유 감독은 “실망할 필요는 없다. 박찬희가 필요한 상황이 분명히 온다”고 말했다.

삼성과 전자랜드는 4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3차전을 펼친다. 주전 포인트가드를 배제한 플랜B의 싸움에 두 팀의 운명이 달렸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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