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 기어코 ML 모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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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와 1년 스플릿 계약… 메이저 입성하면 최고 310만달러
누녜스 버티는 3루서 생존 경쟁

황재균 인스타그램
황재균 인스타그램
 새 모자를 쓴 그의 표정은 밝기만 했다. 꿈의 무대를 향해 한 걸음 나아간다는 자신감을 드러내는 듯 보였다.

 24일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와 스플릿 계약(메이저리그냐 마이너리그냐에 따라 조건이 달라지는 계약)을 맺은 황재균(30·사진)이었다. 초청선수 자격으로 다음 달 열리는 스프링캠프에 참가하는 황재균이 자신의 실력을 입증해 메이저리그에 입성할 경우 연봉 150만 달러, 인센티브는 최대 160만 달러를 받는다. 계약기간은 1년. 이달 중순 원 소속 구단인 롯데와의 재계약마저 포기하며 빅리그 입성에 다걸기를 했던 그는 비로소 메이저리그 출전을 위한 첫걸음을 뗐다.

 계약을 마친 황재균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샌프란시스코 모자를 쓴 사진을 올리며 “메이저리그라는 최고의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다는 기회를 얻어 기쁘고 가슴이 설렌다. 다시 신인의 자세로 돌아가 가장 아래서부터 위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롯데 팬 여러분에게’라는 말로 시작되는 이 글에는 자신의 도전에 응원을 보낸 팬과 롯데 관계자를 향한 감사의 마음도 담았다.

 황재균이 뛰었던 롯데와 같은 ‘자이언츠’를 팀명으로 사용하는 샌프란시스코는 최근 7시즌 동안 3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명문 구단이다. 지난 시즌 골드글러브 수상자 조 패닉(2루수), 브랜던 크로퍼드(유격수) 등이 버틴 내야 수비는 최강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황재균은 3루수 백업 요원 자리를 놓고 코너 길라스피, 켈비 톰린슨 등과 생존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시즌 미네소타에서 이적한 에두아르도 누녜스가 3루 주전 후보로 꼽히지만 넘지 못할 산은 아니다. 누녜스가 지난해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16개)을 기록한 만큼 황재균이 꾸준히 장타력을 보일 경우 주전 자리를 넘볼 수도 있다. 황재균은 25일 미국으로 출국해 메디컬테스트를 받은 뒤 현지 훈련으로 일찌감치 몸 상태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황재균은 겨우 첫 단추만 끼웠을 뿐이다. 실제로 황재균과 같은 초청선수가 개막전 로스터에 합류하는 경우는 많아야 한두 명이다. 스프링캠프의 초점이 주전선수의 실력 점검에 맞춰져 있는 만큼 캠프 초반부터 최대한 기량을 펼쳐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황재균#샌프란시스코#누녜스 버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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