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수 겸 최고연봉’ 니퍼트가 써낸 새 외인사(史)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월 24일 05시 30분


두산 니퍼트가 역대 외국인선수 최고액인 총액 210만달러에 재계약했다. 2011년부터 7년째 두산에서 뛰게 된 니퍼트는 한화 제이 데이비스와 함께 최장수 외국인선수가 됐다. 스포츠동아DB
두산 니퍼트가 역대 외국인선수 최고액인 총액 210만달러에 재계약했다. 2011년부터 7년째 두산에서 뛰게 된 니퍼트는 한화 제이 데이비스와 함께 최장수 외국인선수가 됐다. 스포츠동아DB
두산 외국인투수 더스틴 니퍼트(36)가 몇 가지 기록을 세우며 한국 잔류를 확정했다. 두산은 23일 니퍼트와 총액 210만 달러(약 24억5000만원)에 재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외국인선수 사상 최고액이다. 아울러 니퍼트는 2011년 KBO리그 데뷔 이래 7년 연속 한국 무대를 밟는 최장수 외국인선수가 됐다.

두산 니퍼트. 스포츠동아DB
두산 니퍼트. 스포츠동아DB

● 다년계약과 최고액 사이 끈질긴 줄다리기

말 그대로 마라톤협상이었다. 두산과 니퍼트는 쉽사리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 결국 협상테이블은 해를 넘겨서 계속됐다. 관건은 계약기간과 총액이었다. KBO는 현재 구단과 외국인선수간의 다년계약을 금지하고 있지만 최근 일부 에이전트는 허점을 노려 2년 혹은 3년치 보장을 요구하곤 한다. 한국에서 최고투수로 우뚝 선 니퍼트와 그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도 마찬가지였다.

두산 측은 이번 계약에서 다년 보장은 제외시켰다며 선을 그었다. 협상을 총괄한 담당자는 “에이전시 쪽에서 다년 계약을 요구한 부분은 사실이지만, 원칙을 벗어나는 문제는 부담이었다”며 “구단으로선 다년계약 대신 최상위 클래스에 합당한 최고대우로 니퍼트의 자존심을 세워주는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계약기간 외에 또 다른 문제는 총액이었다. 니퍼트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도 연봉 문제로 난항을 겪었다. 2015시즌 6승5패로 부진하자 두산은 삭감을 내밀었고, 니퍼트는 결국 2015년 연봉 150만 달러에서 30만 달러가 깎인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그러나 올 겨울만큼은 니퍼트의 칼자루가 더욱 날카로웠다. 니퍼트는 지난해 22승으로 정규리그 MVP에 오른데 이어 팀의 통합우승에도 가장 큰 공을 세웠다. 화려한 성적을 거둔 니퍼트의 시선은 200만 달러로 향했다.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 도입 이후 단 한 명도 밟지 못했던 고지였기에 관심이 쏠렸다.

두산 니퍼트. 스포츠동아DB
두산 니퍼트. 스포츠동아DB

● 역대 최고액 그리고 최장수 외인

길고 긴 줄다리기 끝에 니퍼트는 외국인선수 역사를 새로 썼다. 니퍼트는 올 시즌 210만 달러를 받게 됨에 따라 역대 외국인선수 가운데 최고연봉자로 자리매김했다. 옵션이 거의 붙지 않는 사실상의 보장금액이 24억원에 해당돼 KBO리그를 통틀어 연봉랭킹 1위 자리까지 예약했다.

새 역사는 이뿐만이 아니다. 니퍼트는 2011년 한국 데뷔 이후 7년 연속 잔류함에 따라 한화 외국인타자였던 제이 데이비스(48)와 함께 최장수 외인으로 남게 됐다. 데이비스의 경우 1999년부터 2002년까지 활약한 뒤 한 해를 건너뛰고 3년을 더 머물렀지만, 니퍼트는 한 시즌도 거르지 않고 한국 무대를 누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또 다른 역사의 페이지도 눈앞이다. 바로 외국인투수 역대 최다승이다. 현재 80승인 니퍼트가 지난해 활약을 이어간다면 다니엘 리오스(45)가 2002년부터 6년간 KIA와 두산에서 쌓은 90승을 넘어 자타공인 최고의 외국인투수 반열에 오를 수 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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