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술 “희정이 형에게 ★ 선물하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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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월 6일 05시 45분


삼성 김태술. 스포츠동아DB
삼성 김태술. 스포츠동아DB
시니어 올스타 최고 득표로 베스트5 선정
주희정에 올스타 양보의사 밝혔지만 무산


지난 두 시즌 동안 슬럼프에 빠졌던 김태술(33·삼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으로 이적해 보란 듯 재기에 성공했다. 김태술은 ‘2016∼2017 KCC 프로농구’ 26경기에 출전해 평균 8.96점·2.54리바운드·5.7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삼성의 선두 질주에 앞장서고 있다. 이 같은 활약은 올스타 팬투표에도 반영됐다. 2일 마감된 올스타 베스트5 팬투표 결과, 김태술은 4만2548표를 얻어 시니어 올스타 주전 가드로 뽑혔다. 시니어 올스타 중 최다득표다.

그간의 부진 때문에 올스타전 무대에 서지 못했던 만큼 이번 베스트5 선정은 김태술에게 특별하게 다가왔다. 그는 “한참 슬럼프에 빠져있었던 작년 이맘때를 떠올리면 이번 올스타선정은 큰 영광이다. 뽑아주신 팬들께 감사드릴 따름이다”고 말했다.

22일 사직체육관에서 펼쳐질 올 시즌 올스타전은 KBL 출범 20주년을 기념하는 장이기도 하다. 이에 김태술은 베스트5 선정의 의미를 좀더 높이고 싶었다. 그는 “지인에게서 ‘프로농구 출범 20주년을 맞은 올스타전이니 20년째 뛰고 있는 (주)희정(삼성)이 형에게 베스트5를 양보하는 것은 어떻겠느냐’는 말을 들었다. 좋은 생각이더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이번 올스타전에 희정이 형만큼 어울리는 선수가 없는 것 같다. 게다가 얼마 전 1000경기 출장 대기록도 세웠고, 통산 1500스틸도 눈앞에 두고 있지 않나. 나와 희정이 형은 부산 동아고 동문이다. 부산에서 올스타전에 열린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베스트5 자리를 희정이 형에게 양보하는 것이 나를 뽑아준 팬들에게는 실례가 될 수 있겠지만, 올스타전의 의미를 높인다는 차원에서 이해해주셨으면 한다. 올스타의 영광을 희정이 형에게 선물하고 싶다”고 밝혔다.


KBL은 이번 올스타전에 나설 명단(주니어·시니어 팀당 12명)을 5일 발표했다. 주희정은 이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김태술의 바람이 무산되는 모양새다. KBL 이성훈 사무총장은 “김태술의 마음이 기특하지만, 올스타 자리를 양보한 사례가 없는데다 팬들이 뽑은 결과이기 때문에 변화를 주기가 조심스럽다. 내부적으로 주희정의 출전에 대해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국내프로농구에선 사례가 없었지만, 미국프로농구(NBA)에선 2003년 동부 콘퍼런스 주전 포워드로 뽑힌 빈스 카터(40·당시 토론토)가 팬투표에서 밀려난 마이클 조던(54·당시 워싱턴)에게 베스트5 자리를 양보하고 자신은 벤치 멤버로 뛴 바 있다. 이는 2002∼2003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조던의 마지막 올스타전이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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