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추락서 생존 축구선수, 2주만에 깨어나 “결승전 이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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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2월 14일 16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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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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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브라질 ‘샤페코엔시’축구팀 전세기 추락사고에서 생존한 선수가 혼수상태서 깨어난 뒤 처음으로 한 질문이 병실에 있던 모든 이의 가슴을 저리게 만들었다.

13일(현지 시간) 미국 abc 뉴스등 외신은 ‘샤페코엔시 참사’에서 생존한 수비수 ‘잠피에르 네토(31)’가 2주 만에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고 전했다.

창단 이후 최초로 남미 클럽 대항전 ‘코파 수다메리카나’ 결승에 진출해 우승을 눈앞에 뒀던 샤페코엔시 축구단. 들뜬 마음을 안고 결승전을 치르기 위해 콜롬비아행 비행기에 올랐던 샤페코엔시 원정 선수단 22명은 축구역사상 가장 참혹한 비극을 맞았다.

22명 중 단 3명만이 극적으로 생존했다. 네토는 기적처럼 생존했지만 머리, 폐, 팔, 다리 등 전신에 심각한 부상을 입어 2주 가까이 혼수상태에 빠져있었다.

네토는 수차례의 수술을 받은 끝에 최근 혼수상태에서 깨어났고, 자력으로 호습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런데 그가 깨어나자마자 처음으로 내뱉은 질문이 의료진을 포함해 주변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결승전은 이겼나요?”

의료진에 따르면, 네토는 비행기 사고에 대한 인식조차 하지 못했고, 단지 자신이 결승전이 열리기 직전 부상을 당해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다. 동료들 대부분이 숨졌다는 사실도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의료진과 가족은 네토가 깨어나자 마자 정신적 충격을 받을 것을 우려해 아직 비행기 사고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네토는 간단한 의사소통 정도만 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진다.

1973년 창단한 샤페코엔시는 2009년 4부 리그까지 떨어졌다가 2014년 1부 리그로 다시 승격, 올해는 ‘코파 수다메리카나’ 결승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남미 축구팬들을 놀라게 했다.

남미축구연맹(CONMEBOL)은 결승전 상대였던 ‘아틀레티코 나시오날’의 양보에 따라 샤페코엔시가 2016년 코파 수다메리카나 챔피언에 등극했다고 발표했다. 우승을 양보한 나시오날은 준우승과 함께 ‘페어플레이상’을 수상하게 됐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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