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상 박세리 “골프인생 2막은 후배들 위한 조력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2월 7일 05시 45분


박세리.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박세리.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감독으로 참가 리우올림픽 금 감동
27년 동안의 골프선수생활도 행복


“리우올림픽의 감동, 그 어느 대회보다 뜻 깊었다.”

‘영원한 골프여왕’ 박세리(39·은퇴)가 6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서울에서 열린 2016동아스포츠대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27년 동안의 골프인생을 뒤로 하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박세리에게 특별상은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맨발의 기적’으로 상징되는 박세리는 골프채 하나로 국민에게 숱한 감동을 선물했다. 특히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하얀 발을 드러내고 워터해저드에 들어가 스윙을 한 장면은 당시 IMF외환위기에 시름하던 국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후 박세리는 골프선수로서 뿐만 아니라 ‘희망의 아이콘’으로 국민들의 기억에 자리했다.

박세리의 골프인생은 희로애락이 함께 했다. 1998년 LPGA 투어에 처음 진출해 메이저대회 2승 포함 4승을 거두면서 한국인 최초로 신인상을 수상했고, 이후 19년 동안 통산 25승(메이저대회 5승)을 기록했다. 2004년부터 부상으로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지만 불굴의 투지로 극복했다. 2년 만인 2006년 맥도널드 LPGA 챔피언십 우승으로 다시 골프여왕의 자리로 돌아왔다.

박세리의 활약은 LPGA의 역사에 고스란히 남았다. 특히 2007년 한국인 최초로 골프 명예의 전당에 가입하는 기염을 토했다.

8월 2016리우올림픽은 박세리의 골프인생에 정점을 찍었다. 후배들을 이끌고 116년 만에 부활된 여자골프 종목의 한국대표팀 감독을 맡은 박세리는 ‘세리키즈’의 선두주자 박인비(28·KB금융그룹)가 금메달을 따는 순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박세리는 “내가 직접 경기에 뛰지는 않았지만 선수로 우승했을 때보다 더 감동적이었다. 나를 보고 골프를 시작한 후배들이 금메달을 땄고 그 순간은 어느 대회보다 감동적이었고 뜻 깊었다”고 회상했다.

필드를 떠나는 박세리의 마지막 모습은 국민에게 또 한번의 진한 감동과 희망의 메시지를 남겼다. 박세리는 10월13일 인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하나외환챔피언십에서 27년 동안의 골프인생을 마감했다. 마지막 18번홀 티잉그라운드에 섰을 때, 그는 이미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정든 필드와의 이별을 아쉬워했다. 그린으로 향하는 걸음을 걸을 때마다 점점 이별의 순간이 다가왔고, 박세리가 그린에 올라섰을 때 1만여 갤러리는 박수와 환호로 마지막을 함께 했다.

박세리에게 골프는 인생의 전부였다. 그는 시상식에서 “처음엔 골프선수가 아니었다. 우연히 골프선수의 길을 걷게 됐고 그러다보니 지금 이 자리에 서 있게 됐다”면서 “골프선수를 하길 참 잘한 것 같다”고 27년을 돌아봤다.

이제 박세리는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그 첫발은 후배들을 위한 조력자가 되는 것이다. 동아스포츠대상 특별상을 수상한 박세리는 “운동선수인 동시에 골프선수로 생활했던 지난날이 행복했다”면서 “은퇴했지만 이제 스포츠인의 한 사람으로 후배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고 새로운 포부를 밝혔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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