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용 회장 “난 평생 야구인, KBO와 공생해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2월 1일 05시 30분


‘감독님’, ‘사장님’에 이어 이제는 ‘회장님’. 30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초대 회장에 당선된 김응용 회장(왼쪽)에게 오랜 기간 깊은 인연을 맺어온 ‘제자’ 선동열 전 감독이 다가가 손을 붙잡고 축하했다. 김진환 기자 | kwangshin00@donga.com
‘감독님’, ‘사장님’에 이어 이제는 ‘회장님’. 30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초대 회장에 당선된 김응용 회장(왼쪽)에게 오랜 기간 깊은 인연을 맺어온 ‘제자’ 선동열 전 감독이 다가가 손을 붙잡고 축하했다. 김진환 기자 | kwangshin00@donga.com
김응용 신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은 정견발표부터 특유의 솔직한 화법을 보였다. ‘야구인’임을 강조하며 경기인 출신으로 실현가능한 약속만 했음을 강조했다. 프로야구 감독에서 사장, 그리고 통합 야구협회장까지. 김 회장은 새로운 도전 앞에서 ‘한국시리즈 7차전’ 같은 떨림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그는 3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초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 선거에서 67.5%(유효표 126표 중 85표)의 높은 득표율로 당선됐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김응용 회장.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김응용 회장.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난 평생 야구인, 실현가능한 약속만 했다!

김 신임 회장은 정견발표 때 ‘야구인’임을 강조했다. 그는 “난 지금껏 야구만 했지, 연설 같은 건 처음 해본다. 진심으로 말씀드리겠다”며 “적지 않은 나이에 가족들의 만류에도 출마했다. 솔직한 심정은 떨리고 두렵다. 감독으로 한국시리즈 7차전을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자랑스러운 한국야구의 역사를 되찾고, 미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초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에 도전하는 건 나도 생각하지 못한 목표”라며 “그러나 한국야구가 10년 이상 정치적 희생양이 되도록 방치하는 건 평생 야구인으로 살아온 나로선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로 죄송하고 부끄러워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주변의 끈질긴 설득에 출마를 결심했다는 김 회장은 “과거처럼 엘리트 야구만 이끄는 자리가 아니다. 참으로 명예로운 자리”라며 “순수한 스포츠가 더 이상 정치논리에 빠져서는 안 된다. 야구인으로 그동안 한국야구 현안에 대해 들어왔다. 실현가능하고 반드시 지킬 수 있는 약속을 하고자 한다”며 현실적인 공약만을 내세웠다고 강조했다. 또한 “언제부턴가 파벌이 조성되면서 아주 나쁜 습관이 생겼다. 당장 개혁이 필요하다. 난 한다면 하는 사람이다. 완전히 뜯어 고치겠다”고 혁신을 언급했다.

재정 확보도 자신했다. 김 회장은 “주위에 좋은 분들이 많이 계신다. 사전에 합의를 했고, 협회에 필요한 경비는 책임지고 마련하겠다. 협회 재정 운영이 불투명한 건 말이 안 된다. 인재를 적재적소에 써서 잘 관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김응용 회장.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김응용 회장.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프로와 아마추어는 공생관계다!

김 회장은 당선 후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에선 KBO와의 협의를 자주 언급했다. 아마추어 야구를 이끄는 대한야구협회는 최근 들어 프로를 관장하는 KBO와 긴밀한 공조를 하지 못했다.

그는 “KBO와 우리 아마추어는 공생관계”라며 “프로가 발전하려면 아마추어가 발전해야 하고, 아마추어가 발전하려면 프로가 발전해야 한다. 프로는 열매 아닌가. 프로선수들은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이 되어야 한다. 잘 융화돼서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교 100개 팀도 안 되는 상황에 프로 10개 팀 운영은 무리다. 아마추어 저변확대를 통해 양적, 질적 향상을 이끌어야 한다. KBO도 신생팀과 기성팀 지원을 하는 등 전 야구인이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일본은 2020도쿄올림픽을 위해 10년간 기술위원회와 상비군, 코칭스태프를 준비했고 시스템을 마련했다. 우리도 상비군과 코칭스태프를 빨리 결정해야 한다. 프로 위주로 참가하니 우승을 할 수 있도록 KBO와 잘 협의해 노력해 나가겠다”며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KBO와의 화합을 강조했다.

김 감독은 프로 입장료를 통한 아마추어 발전기금 조성 추진을 세부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협의는 안 됐다. KBO와 잘 상의해서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김응용 회장

▲생년월일=1941년 9월15일
▲출생지=평안남도 평원군
▲학력=성지초-개성중-개성고(옛 부산상고)-우석대
▲선수경력=한국운수(1960년)-남선전기(61년)-한국미창(62년)-크라운맥주(64∼65년)-한일은행(66∼72년), 국가대표(1962∼71년)
▲지도자 경력=한일은행 감독(1973∼81년), 프로야구 해태 감독(1983∼2000년), 삼성 감독(2001∼04년), 한화 감독(2013∼14년)
▲KBO리그 감독 통산성적=2935경기 1567승1300패70무(역대 최다경기 및 최다승), 한국시리즈 우승 10회(역대 최다 우승)
▲국가대표 감독 =1977년 니카라과 슈퍼월드컵 우승(한국야구 최초 국제대회 우승), 2000년 시드니올림픽 동메달(한국야구 최초 올림픽 메달)
▲기타=삼성 라이온즈 사장(2005∼10년), 현 야구학교 총감독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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