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재야, 잘 봤지? 오리온 이승현의 참교육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1월 7일 05시 45분


오리온 이승현(왼쪽)이 6일 고양체육관에서 벌어진 전자랜드와의 1라운드 홈경기 종료 직전 결승골을 성공시킨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고양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오리온 이승현(왼쪽)이 6일 고양체육관에서 벌어진 전자랜드와의 1라운드 홈경기 종료 직전 결승골을 성공시킨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고양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고려대 선후배 사이…시즌 첫 맞대결
이승현, 프로 첫 결승포로 실력 과시


오리온 이승현(24)이 고려대 2년 후배인 전자랜드 강상재(22)에게 프로의 쓴 맛을 확실히 보여줬다.

이승현은 6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1라운드 전자랜드와의 홈경기 종료 0.6초를 남기고 강상재를 뿌리치며 2점슛을 성공시켜 팀의 82-80 승리를 확정지었다. 고려대 선후배간의 시즌 첫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이날 경기에선 이처럼 프로 3년차 이승현이 프로 첫 결승포로 먼저 웃었다. 최근 삼성과 모비스를 상대로 2경기 연속 연장 혈투를 치르느라 체력적 부담을 느꼈던 오리온은 이승현의 마무리로 위기를 모면하며 선두 자리(5승1패)도 굳게 지켰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했다. 프로에서 혹독한 적응기를 거치고 있는 강상재에 대한 이승현의 배려는 없었다. 사실 오리온으로서도 여유는 없었다. 경기 종료 2초를 남긴 80-80 동점 상황에서 오데리언 바셋의 슛이 전자랜드 제임스 켈리에게 막히면서 승부를 결정지을 기회를 놓쳤다. 3경기 연속 연장 승부를 펼쳐야 할 위기였다. 공교롭게도 이승현과 강상재의 매치업이었다. 엔드라인에서 볼을 잡은 오리온 김동욱이 강상재를 뚫고 골밑으로 돌파하는 이승현에게 패스했다. 이승현은 후배의 눈앞에서 이를 득점으로 연결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홈팬들은 환호했다.

오리온 이승현. 고양|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오리온 이승현. 고양|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이승현의 노림수가 적절히 통했다. 경기 후 그는 “감독님이 특별히 주문한 것이 없었다. (강)상재를 흔들기 위해 (문)태종이 형에게 오라고 거짓말을 했다”며 “상재가 나를 감싸고 있었는데, 뿌리치고 나와서 넣었다”고 결승골 장면을 되돌아보며 살며시 웃었다. 이어 “(체력 부담으로) 슛 밸런스가 깨졌다. 힘든 부분이 있었는데 팀 승리를 위해 리바운드와 수비를 먼저 했다. 이것이 마지막에 가서 이길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승현은 8점·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후배에게 쓰라린 패배의 상처를 안겼지만, 이승현은 강상재(5점·3리바운드)가 힘든 시기를 잘 이겨내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그는 “아무래도 첫 시즌이기 때문에 체력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54경기를 소화하려면 마인드 컨트롤도 스스로 잘해야 한다”고 조언하며 “잘했으면 좋겠고, 잘하고 있는 것 같다. 나도 다 해봤던 것들이다. 힘든 것도 경험해봐야 한다.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잘 될 것이라 믿고 있다”고 후배를 진심으로 응원했다.

한편 울산에선 모비스가 KGC를 86-75로 꺾고 2승째(5패)를 따냈고, 서울 라이벌 대결에선 삼성이 SK를 88-84로 따돌리고 오리온과 공동 선두를 유지했다.

고양 |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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