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점 감점’ 전북에게 필요한 건 ‘초심 찾기’

  • 스포츠동아

전북현대 모터스. 스포츠동아DB
전북현대 모터스. 스포츠동아DB
프로축구연맹 상벌위 징계 뒷수습
뒤숭숭했던 선수단 추스르기 먼저


그들이 더욱 뼈아프게 느낀 부분은 잃어버린 승점이 아니었다. 오랜 시간 어렵게 쌓아온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져내리는 듯한 고통을 받았기 때문이다.

법원이 2013년 소속 스카우트의 ‘심판 매수’ 행위를 단순 ‘혐의’가 아닌, ‘사실’로 판결하면서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전북현대는 큰 망신을 샀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승점 9를 삭감하고 제재금 1억원을 결정했다. 32라운드까지 18승14무(승점 68)를 기록한 전북은 이 징계에 따라 2위 FC서울에 5점 앞선 승점 59로 2일 33라운드 상주상무와의 원정경기에 임했다. 전북은 먼저 실점하는 등 고전하면서도 상주와 1-1로 비겨 무패행진을 이어갔지만, 같은 날 광주FC를 2-1로 제압한 서울과의 격차는 승점 3으로 더 좁혀졌다. 전북은 이제 불안하게 ‘쫓기는 자’가 됐다.

5월 사건이 처음 알려진 이후 전북 선수단은 내내 뒤숭숭했다. 코칭스태프와 사무국이 관련 언급을 최대한 피하려고 했으나, 선수들 사이에선 끊임없이 ‘징계시점’과 ‘징계수위’ 등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레오나르도, 로페즈, 에두 등 외국인선수들도 상세한 내막까진 몰라도 ‘뭔가 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직감했다. 전북 최강희 감독 역시 잠 못 이루는 밤이 많았다.

그래도 어차피 ‘맞을 매’였다. 전북 구성원들은 차라리 홀가분하다. 스카우트가 독단적으로 진행한 일이라는 변함없는 주장으로 비난을 받을지언정, 징계를 최소화해달라고 읍소한 적도, ‘모두 (비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목소리를 낸 적도 없다. 구단이 개입했다는 심증은 있었으나, 수사기관도 물증을 제시하진 못했다.

다만 시즌 막바지에 한해 농사를 순식간에 망칠 수는 없다. 전북은 원점에 섰다. ‘초심 찾기’가 포인트다. 전북 구단 관계자는 “(안 좋은) 영향을 선수단이 받는 것은 당연하다. 빨리 추슬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플릿 라운드로 돌입하기 전까지 남은 열흘 가량의 A매치 휴식기 동안 전북의 과제는 명확해졌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