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5년 만에 女프로배구 정상 올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1일 21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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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5년 만에 프로배구 여자부 정상에 올랐다.

현대건설은 21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NH농협 V리그 챔피언결정전(챔프전) 3차전에서 IBK기업은행을 3-0(25-22, 25-20, 25-18)으로 꺾고 3연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한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이번 챔프전에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완승을 거뒀다.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남녀부 통틀어 챔프전에서 무실세트로 우승한 건 처음이다.

올 시즌 여자부는 현대건설과 IBK기업은행의 대결로 요약됐다. 두 팀은 정규시즌 여섯 차례 맞대결에서 3승3패 승점 9점씩을 나눠가졌다. 지난 시즌 챔피언 IBK기업은행의 독주 체제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현대건설은 시즌 초반부터 승수를 쌓아나가며 IBK기업은행과 선두 싸움을 벌였다. 그러나 리그는 길었다. 3라운드까지 IBK기업은행에 승점 7점차 로 앞서며 선두(승점 35점)를 달리던 현대건설은 IBK기업은행에 추격을 허용하며 2위로 내려앉았다.
현대건설은 그러나 챔프전에서 강점인 센터진의 높이를 앞세워 정상까지 내달렸다. 현대건설의 국가대표 센터 양효진은 챔프전 3경기에서 55득점을 기록하며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양효진은 기자단 투표에서 29표 중 23표를 얻어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현대건설의 우승에는 운도 따랐다. IBK기업은행은 정규리그 공격종합 1위(성공률 41.27%)인 외국인 선수 맥마혼이 왼쪽 손가락 골절로 빠진 빈자리가 컸다. 부상에서의 회복이 기대보다 늦어지면서 맥마혼은 챔프전 무대를 밟지 못했다. 반면 현대건설의 에밀리는 공격은 물론 리시브에도 적극 가담하며 팀 우승을 도왔다.

취임 두 시즌 만에 팀을 V리그 정상 자리에 올려놓은 양철호 현대건설 감독은 “작년에 어머니가 췌장암으로 돌아가셨는데 오늘 어머니가 많이 보고 싶다. 그동안 남몰래 흘린 눈물도 많았다. 오늘은 행복한 날”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수원=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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