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이 안 보여”…넥센 ‘뛰는 야구’, 고척돔 천장이 걸림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1일 1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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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만 불리한 게 아니다. 공격도 애를 먹기 충분하다. 순간적으로 공이 보이지 않는 고척스카이돔 이야기다.

고척스카이돔 천장은 색깔이 밝은 데다 복잡한 철골 구조도 그대로 노출돼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첫선을 보였을 때부터 외야 타구 처리에 애를 먹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당시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표팀을 이끌던 김인식 감독도 “경기장이 온통 회색이라 색깔을 새로 칠하지 않으면 선수들이 공이 사라지는 경험을 자주 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색깔은 바뀌지 않았고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우려는 현실이 됐다. SK 김강민(34), 삼성 박해민(26) 등 내로라하는 외야수들이 평범한 뜬공을 놓치며 ‘만세’를 불렀다. 박해민은 “야구 시작하고 이런 실수는 처음 해봤다”며 “앞으로 뛰어가면서 잡는 건 괜찮다. 그런데 담장 쪽으로 뛰면서 공을 지켜보고 있으면 어느 틈엔가 공이 안 보이더라”고 말했다.

자연히 주루 플레이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외야수의 포구 여부를 순간적으로 판단해 뛸지 말지를 결정해야 하는 주자는 물론 주루코치 역시 박해민이 얘기한 공이 사라지는 것까지 계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넥센이 급해졌다. 넥센은 올 시즌 박병호(30·미네소타) 등 거포 선수들이 빠지면서 ‘뛰는 야구’를 내세웠다. 그러려면 한 베이스 더 가는 주루 플레이가 필요한데 전체 경기의 절반을 소화해야 하는 고척스카이돔에서는 어렵게 됐다. 지난 시즌 10개 구단 중 주루사(65개)가 가장 많은 넥센의 뛰는 야구로의 변신이 쉽지만은 않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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