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맨] 삼성의 명운 쥔 벨레스터, 기대와 우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3월 12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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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벨레스터.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삼성 벨레스터.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11일 롯데전 선발 3이닝 1안타 3볼넷 무실점
투구수 48개 중 28개가 볼…제구력 불안 노출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은 높아, 몸쪽 공도 위력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해 말 제일기획으로 대주주가 바뀌면서 수많은 변화를 맞았다. 성적을 위한 ‘투자’에도 직결됐다. 가장 쉬운 전력보강 수단인 외국인선수 구성에서 지출을 확 줄였다.

새 외국인투수 앨런 웹스터(총액 85만달러)와 콜린 벨레스터(총액 50만달러)는 그동안 삼성이 데려왔던 투수들에 비해선 몸값이나 이름값 모두 떨어진다는 평가다. 지난해 알프레도 피가로(총액 70만달러), 타일러 클로이드(총액 65만달러)와 전체 비용은 같지만, 무게감이 다른 것은 확실하다.

해외원정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선발투수 윤성환의 거취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두 외국인투수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일단 현재까지는 기대보다는 우려가 크다. 류중일 감독은 “두 명 모두 일본에선 제구가 잘 안 됐다. 벨레스터는 아직 던지는 밸런스가 완전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제구력은 단순히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능력이 아니다. 스트라이크 같은 볼, 볼 같은 스트라이크를 잘 던져야 타자와 제대로 싸울 수 있다. 그러나 류 감독은 신예 투수들을 비롯해 외국인투수 2명 모두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능력도 부족했다고 혹평했다.

11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시범경기에 벨레스터가 선발등판했다. 공식경기 첫 등판이었다. 이날 3이닝 동안 투구수는 48개였는데 스트라이크가 20개, 볼이 28개로 여전히 제구에 문제점을 드러냈다.

그래도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61%(8타자)로 긍정적인 모습도 보였다. 최고 구속은 148㎞. 직구(37개) 위주의 피칭을 하면서 커브(5개), 체인지업(3개), 투심패스트볼(3개)을 섞었다.
벨레스터는 1회말 이우민과 김문호를 유격수 뜬공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2사 후 황재균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하는 등 갑자기 흔들렸다. 황재균에게 2루 도루를 허용했으나, 짐 아두치를 1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2회에는 실점 위기 직전까지 갔다. 선두타자 최준석을 4구만에 루킹 삼진으로 잡았으나, 박종윤에게 또다시 5구만에 볼넷을 내줬고 손용석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맞아 2·3루 위기에 놓였다. 문규현은 스트레이트 볼넷. 그러나 몸쪽 공으로 만루 위기를 넘겼다. 김준태를 6구만에 몸쪽 공으로 루킹 삼진, 이어 이우민을 초구에 1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주먹을 불끈 쥔 벨레스터는 3회는 공 7개를 던져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았다. 김문호를 3루수 파울 플라이, 황재균을 3루수 땅볼, 아두치를 투수 땅볼로 잡았는데 깔끔한 피칭이 돋보였다.

아직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피칭이다. 특히 스트라이크보다 볼이 많고, 유리한 상황에서 갑자기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경기 후 벨레스터는 “처음으로 관중들이 있는 경기에 등판했다. 시즌을 앞두고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며 “오늘 경기는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어떤 부분을 더 보완해야 할지 알려준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 남은 기간 투구 밸런스와 제구에 초점을 맞춰 팀에 도움이 되는 투구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울산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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