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조상우 1년 쉬어”…염경엽 감독의 파격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3월 2일 05시 45분


넥센 조상우-염경엽 감독(오른쪽). 스포츠동아DB
넥센 조상우-염경엽 감독(오른쪽). 스포츠동아DB
조상우 스트레스 인한 팔꿈치 피로골절 진단
불펜주력 이적·부상 이탈 불구 과감한 결단
“상우 부상 내 책임…앞으로 할 일 많은 선수”


“(조)상우는 1년간 푹 쉬게 하려고 합니다.”

1일 일본 오키나와 긴구장에서 만난 넥센 염경엽(47) 감독의 목소리에는 아쉬움이 가득 묻어났다. 올 시즌 선발투수로 전환한 조상우(22)의 1년 휴식을 결정한 뒤였다. 쉽지 않은, 큰 결단이었다. 염 감독은 당장의 성적보다 선수의 미래를 생각했다.

조상우는 2월 26일 오키나와 아카마구장에서 벌어진 삼성과의 연습경기에 선발등판했으나, 1회 공 5개만을 던지고 팔꿈치에 통증을 느껴 김정훈으로 교체됐다. 28일 귀국해 29일 서울 김진섭정형외과, CM충무병원에서 정밀검진을 받았는데, 결과는 ‘팔꿈치 주두골(머리뼈) 피로골절’이었다. 피로골절이란 뼈가 한순간에 부러지는 것이 아닌, 지속적 스트레스로 인한 미세골절이다. 미세한 손상이 축적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야말로 비상이었다. 넥센은 2015시즌이 끝나고 손승락(롯데), 앤디 밴 헤켄(세이부), 한현희(팔꿈치 수술)에 중심타자 박병호(미네소타), 유한준(kt)이 한꺼번에 이탈했다. 특히 부동의 마무리 손승락과 필승계투요원 한현희의 이탈로 마운드 전면 개편이 불가피했다. 조상우의 선발 전환도 이에 따른 고육책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조상우까지 이탈해 근심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사령탑인 염 감독의 속이 타들어가는 것은 당연하다. 그는 “상우는 1년 푹 쉬게 할 것이다”며 “내가 원인을 제공했다. (지난해) 정규시즌에도 (투구이닝을) 80이닝으로 끊어주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그러면서 “어차피 이렇게 됐으니, 1년 푹 쉬게 할 것이다”며 “상우는 앞으로 해야 할 것이 많은 선수다”고 말했다.

조상우는 고교 시절부터 팔꿈치 인대가 좋지 않았다. 염 감독은 인대접합수술까지도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MCL(팔꿈치 내측 측부인대)도 수술을 하고 가야 할지 아닐지를 결정해야 한다. 어차피 1년은 쉬게 해줄 것이다. 가장 확실한 치료법을 찾겠다. 상우가 앞으로 잘할 수 있도록 정리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주두골 피로골절은 핀을 박거나(수술적 요법) 깁스를 해서 치료해야 하는데, 확실한 치료법은 수술이다.

염 감독은 “선수를 위해 큰 결단은 확실하게 내려야 한다”며 “포스트시즌에서 내가 욕심을 내서 무리시켰다. 그 책임은 내게 있다. 수술 없이 피로골절만 치료하면 3개월 후에 쓸 수도 있지만, 완벽하게 만들어야 한다. 다시 한 번 검진을 받고 확실한 방법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감독에게 주축 선수의 부상은 치명적이다. 어떻게든 공백을 최소화하고 싶은 것이 감독의 심리다. 올해 넥센은 주축 선수들이 한꺼번에 빠져나갔으니 더욱 그렇다. 그러나 염 감독은 조상우의 미래를 생각했다. 전력 약화에 따른 아쉬움도 감내하기로 했다. 그는 “하영민, 박주현, 김상수, 금민철, 김정훈 중 선발 자원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상우가 돌아왔을 때 더 강한 팀을 만들 수 있다”며 애써 아쉬움을 달랬다.

오키나와(일본)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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