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특선급으로 특별승급한 권혁진이 첫 아이를 임신해 만삭이 된 아내 정은혜 씨를 안고 행복해하고 있다. 딸 나언이는 벌써 15개월이 돼 가족의 재롱둥이로 자라고 있다. 사진제공|권혁진
■ 특선급 특별승급 권혁진
아내 정은혜 씨 사이클선수 은퇴 후 내조 전념 자격증까지 취득…훈련·시합 후 마사지까지 “지구력·근력 더 키워 아내 사랑에 보답하겠다”
지난 4일 창원 우수급 결승에서 권혁진(26)은 선행 승부를 통해 2착하며 2주 연속 입상(1, 2착내 진입)하면서 생애 첫 특선급으로 특별승급 했다. 21기 중 7번째 특선급 진출이자 소속 미원팀 중 전영규에 이은 두 번째 특선급 선수다. 지난 시즌은 승률 8%, 연대율 40%, 삼연대율 56%로 전체 순위 181위로 마감했다. 올해 2년 차로 데뷔 초 우수급에서 시작해 현재 특선급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올 시즌 첫 단추를 잘 꿴 권혁진을 만났다. -특별승급 통해 생애 첫 특선급에 진출했다. 소감은.
“데뷔 초 우수급 기복 때문에 내 전력이 우수급인가 하며 자신감을 잃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6∼8일 부산경주에서 1, 1, 3착을 하면서 상대 선수들에게 경계 대상으로 꼽히고 있음을 직감했다. 그때부터 자신감을 찾으며 매 경주 신중하게 임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특별승급 당시 황홀했다. ‘빨간 바지(특선급 하의 줄무늬 색깔)’를 입게 되다니…” -특선급 준비는 어떻게 하나.
“이미 특선급에 진출한 동기들로부터 전개 속도가 우수급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고 들었다. 미리 전략을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 현재 긴 거리 훈련을 통해 자력승부를 기르고 있다. 또 다양한 전법으로 임할 각오로 마크추입 위주 전법도 구사할 계획이다.”
권혁진은 원래 육상선수였다. 충북 미원중학교 1학년 시절 충청북도 육상대회에서 200m 3위, 멀리뛰기 2위를 했을 정도의 유망주였다. 2학년 때 사이클 감독이었던 체육선생님의 눈에 들어 사이클 선수로 전업(?)했다. -기억에 남는 경주는.
“지난해 8월7일 부산경주에서 데뷔 이후 첫 입상한 경주다. 비록 2착했지만 젖히기 승부를 통해 자력으로 입상해 기분이 너무 좋았다.” -자신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또 훈련은 어떻게 하나.
“장점은 몸싸움을 두려워하지 않는 점이다. 반면 데뷔한지 얼마 되지 않아 경주를 읽는 시야가 좁아 경주운영이 아직 미흡한 편이다. 훈련은 팀 훈련 외 웨이트 보강 훈련을 하고 있다. 그리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접목한 ‘르몽드 트레이너’를 통해 스프린트, 지구력 훈련을 한다. 저항력이 강해 다리에 부하가 들 정도로 근력 보강에 큰 도움이 된다.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훈련하고 이어 서서히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부부가 사이클 선수라고 들었다.
“하하하. 그렇다. 아내(정은혜, 31세, 전 사이클 선수)는 양양군청 실업선수 시절 대회를 통해 만났다. 당시 천안시청 소속이었던 아내는 경륜, 스프린트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선수였다. 만약 일본처럼 여자경륜이 있었다면 잘 했을 것 같다. 아내는 내조를 위해 ‘체형관리사, 스포츠마사지’ 자격증을 취득해 훈련과 시합 후 피로한 남편 근육을 풀어주고 있다. 이 기회를 통해 고맙고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다.”
-미원팀 자랑을 한다면.
“이상준 지부장, 총무 전영규 선수 등 16명이 팀원이다. 모두 학교 선후배 출신이고 프로이기 때문에 강압적이지 않고 즐기는 훈련을 한다. 팀 분위기는 매우 좋다.”
권혁진의 롤모델은 전영규 선수다. 그러나 지금은 크게 욕심을 내지 않고 특선급을 지키는 것이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그의 좌우명처럼 한발 한발 걸어간다면 그의 꿈은 머지않은 미래에 이루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