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 분데스리가] 겨울 휴식기가 만든 최강 독일축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2월 31일 05시 45분


독일 분데스리가 홍정호.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독일 분데스리가 홍정호.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21일(한국시간) 묀헨글라트바흐-다름슈타트의 17라운드 경기를 마지막으로 2015∼201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는 겨울 휴식기에 들어갔다. 함부르크-바이에른 뮌헨의 18라운드 경기가 1월 23일이니 휴식기가 1개월 이상이나 된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약 10일), 이탈리아 세리에A(약 2주)에도 겨울 휴식기가 존재하지만 독일처럼 한 달 가량을 통째로 쉬는 리그는 흔치 않다. 더욱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박싱데이 때 오히려 ‘1주일 3경기’라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다. 최근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 중인 메수트 외질(27·아스널)이 인터뷰에서 “현재 가장 필요한 것은 겨울 휴식기를 얻어 쉬는 것”이라고 밝힐 정도로 프리미어리그에서 12월은 선수들에게 지옥이나 다름없다.

분데스리가가 시즌 중 이렇게 1개월 넘게 쉴 수 있는 이유 중에선 먼저 클럽수를 18개로 제한하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잉글랜드, 스페인, 이탈리아의 1부리그에는 20개 팀이 소속돼 있다. 그로 인해 시즌 동안 총 38라운드를 치러야 하지만, 분데스리가에는 총18개 팀이 있기 때문에 34라운드까지만 진행한다. 독일 역시 서독과 동독이 통일한 뒤 1991∼1992시즌 20개 팀으로 확대해 38라운드를 소화한 적이 있었지만, 한 시즌 만에 다시 18개 팀으로 줄였다. 빡빡한 경기수는 선수들에게 오히려 해가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현재 분데스리가에서 활약 중인 홍정호(26·아우크스부르크)는 겨울 휴식기에 대해 “자신이 보완할 점도 체크할 수 있고, 무엇보다 지친 몸을 회복할 수 있다. 여러모로 겨울 휴식기가 좋은 점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독일 유로저널 김카이(31) 기자도 “분데스리가가 18팀으로 팀 수를 제한한 것에는 선수보호 차원이란 이유가 가장 크다. 이미 선수들은 많은 경기를 소화하고 있고, 겨울 휴식기의 유무는 선수들의 컨디션에 크게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독일축구대표팀은 유럽선수권대회나 월드컵 등 국제적으로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지니고 있다. 그는 또 “독일은 선수들의 휴식시간은 철저하게 보장한다. 특히 겨울 휴식기 동안 제일 큰 명절인 크리스마스를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다. 이는 선수들의 만족도로 직결된다”고 덧붙였다.

분데스리가는 여타 리그보다 낮게 평가받고 있다. 다른 리그에 비해 자본력에서 밀려 상대적으로 약세인 것이다. 그러나 돈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 선수들의 휴식까지 신경 쓰는 아주 작은 것에서 시작된 물결은 지금의 독일축구가 세계 최강의 자리에 설 수 있게 큰 파도를 만들었다.

쾰른(독일) | 윤영신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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