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 “없으면 없는 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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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12월 24일 03시 00분


나바로-박석민-임창용 공백… 위기론에도 담담 “새 얼굴 키울것”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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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지 않는 왕국’에도 황혼이 깃드는가. 최근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지난해까지 4연패를 이뤘던 프로야구 삼성이 흔들리고 있다. ‘왕조’를 떠받들고 있던 간판스타들이 줄줄이 이탈하며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것.

삼성은 23일 올해 2루수 부문 최초로 외국인 골든글러브 수상자인 나바로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다른 외국인 선수를 찾기로 최종 결정했다. 삼성은 성실성 의무 조항을 계약서에 명문화하기로 하면서 협상을 진행했지만 나바로가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임창용은 방출됐고 윤성환과 안지만은 내년 전지훈련 명단에는 일단 포함됐지만 거취가 불투명하다.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3루수 박석민은 4년 총액 96억 원에 NC로 둥지를 옮겼다. 박석민은 올 시즌 타율 0.321, 26홈런, 116타점을 기록했고 나바로는 타율 0.287, 48홈런, 137타점을 올린 간판 타자였다. 삼성은 외국인 투수도 전면 물갈이했다. 피가로(13승 7패), 클로이드(11승 11패)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새롭게 오른손 투수 웹스터와 벨레스터를 영입했다. 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간다지만 투타에 걸쳐 무게감이 떨어진 삼성이 내년 시즌 추락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감도는 이유다.

하지만 삼성 류중일 감독(사진)은 위기론에 대해 담담한 모습이다. “둘이 합쳐 홈런 70∼80개를 쳤던 박석민과 나바로의 공백을 메우는 게 과제이긴 하다. 하지만 없으면 없는 대로 돌아가는 게 삼성 야구다.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겠다. 새 얼굴을 키울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윤성환과 안지만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빨리 나야 한다. 그래야 판을 짤 수 있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삼성의 변화를 큰 틀에서 봐야 한다. 제일기획으로 소속이 이관되면서 야구단의 자생력을 키우고 체질을 강화해야 한다는 방향 설정이 된 것 같다. 과도한 몸값, 외국인 선수에 대한 성실성 강조 등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진단했다. 허 위원은 또 “삼성은 시스템 야구가 정착돼 있어 하루아침에 무너질 팀은 아니다. 윤성환과 안지만이 이탈하지 않는다면 포스트 시즌 진출은 무난하고 정상도 노릴 수 있다. 한화와 롯데가 이번 스토브리그를 통해 전력을 보강하긴 했어도 절대강자가 사라진 10개 구단의 판도도 삼성에 불리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삼성은 새해에는 새로운 안방인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첫 시즌을 치른다. 새 ‘부대’에 과연 어떤 ‘술’을 담게 될까.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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