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팀-미국팀 날선 신경전…“전력노출 숨겨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0월 7일 05시 45분


프레지던츠컵 인터내셔널팀.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프레지던츠컵 인터내셔널팀.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프레지던츠컵 첫 날 풍경

조 편성·경기 스타일 따라 승패 좌우
연습라운드부터 선수배치 등 변칙작전


“전력 노출을 최대한 숨겨라!”

6일 프레지던츠컵(유럽을 제외한 인터내셔널팀과 미국팀 간의 남자프로골프 대항전) 개막을 이틀 앞두고 시작된 공식 연습라운드. 오전 10시 인천 송도의 잭니클라우스 골프장에 마련된 드라이빙레인지에선 인터내셔널팀 선수들이 몸을 풀기 시작했고, 미국팀은 벌써 코스로 향했다. 연습라운드 첫날이지만 곳곳에서 양 팀의 날선 신경전이 느껴졌다. 미국팀 제이 하스 단장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올해 대회부터는 경기 수가 줄어든 만큼 조 편성이 중요하다”고 말한 뒤 “어떤 경기를 펼치느냐에 따라 매일 조 편성이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우승으로 갈 준비가 되어 있다”며 날을 세웠다. 이에 맞서는 인터내셔널팀 닉 프라이스 단장은 벌써부터 실전을 대비했다. 그는 “미국팀 단장의 말처럼 조 편성이 가장 중요하다. 첫째 두 선수가 골프를 떠나 개인적으로 호흡이 잘 맞는지 살펴봐야 하고, 둘째 경기 스타일을 봐야 한다. 그런 다음 A선수와 B선수는 포볼을 잘 할지, C선수는 포섬을 잘 할지 등을 살펴보면서 최종 선택을 해야 한다. 우리는 강한 선수를 앞에 내세우겠다”며 기선제압을 선언했다. 그러나 배상문과 수석부단장 최경주의 활약에 대해선 전력을 숨기려는 듯 에둘러 말했다. 그는 “배상문 선수가 이 코스에서 2번이나 우승해 코스를 잘 알고 있지만, 그것이 인터내셔널팀에 장점이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요즘 프로선수들은 한두 번 연습라운드를 하면 코스에 빨리 적응한다”면서 “하지만 대회가 시작되면 다른 선수들이 배상문의 캐디에게 정보를 캐내려고 할지도 모르겠다”며 웃었다.

프레지던츠컵 미국팀.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프레지던츠컵 미국팀.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신경전 속에서도 숨길 것은 철저히 숨겼다. 미국팀은 4명씩 팀을 구성해 전력 노출을 꺼렸고, 인터내셔널팀 역시 예상을 깨고 배상문과 아담 스콧, 대니 리와 제이슨 데이 등을 연습라운드 파트너로 묶었다. 프레지던츠컵의 경기 방식은 첫날부터 사흘째까지 2인1조의 팀플레이가 펼쳐진다. 총 30점의 승점 중 포섬과 포볼 매치에 18점, 싱글 매치에 12점이 걸려 있다. 개인전보다 팀플레이 성적이 우승에 영향을 주게 된다. 배상문은 아담 스콧과의 연습라운드를 마친 뒤 팀플레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포볼은 평소 친하게 지내온 대니 리와 함께 하고 싶다. 반면 포섬은 다른 성향의 선수와 경기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강약이 잘 맞아야 한다. 이왕이면 (코스가 길기 때문에) 브랜든 그레이스와 같은 장타자와 조가 되면 좋을 것 같다”면서 “목요일이든 금요일이든 빨리 승점을 따내 인터내셔널팀의 우승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프레지던츠컵에 11번째 출전하는 필 미켈슨(미국)은 베테랑답게 우승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 지 확실하게 알고 있었다. 미켈슨은 “처음 이틀 동안의 경기가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지금까지 잘 해왔다. 즐길 준비가 끝났다”고 여유와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아시아 최초로 열리는 프레지던츠컵은 개막 전부터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 연습라운드 첫날이었지만 이날에만 수천 명의 갤러리가 골프장을 찾았다. 특히 조던 스피스, 필 미켈슨, 제이슨 데이 등 처음 보는 선수들 주변으로 수백 명의 갤러리가 따라다녔다. 한 골프팬은 “오전 8시에 골프장에 도착했다. TV로만 보던 선수들을 직접 눈으로 보니 정말 대단했다”면서 “운 좋게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연습을 마치고 나온 조던 스피스와 제이슨 데이에게 사인을 받았다”고 자랑했다.

인천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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