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빌딩과 5강 사이에서 방황하는 KIA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7월 4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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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기태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김기태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기대 이상의 선전 속에 ‘5위 안에 들어야 된다’는 중압감 생겨
객관적 전력은 5할 유지도 버거운 상황임에도 버텨내
기댈 구석은 선수들의 정신력과 팀워크


많은 사람들은 KIA가 “기대이상으로 잘하고 있다”고 말한다. 사실상 리빌딩을 선언하고 시작한 시즌에서 KIA는 승률 5할 전선을 유지하며 5위 싸움을 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현장 코칭스태프는 고민이 깊다.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목표를 상향조정해 가을야구를 위한 도전을 해봐야 되는 것 아니냐’는 보이지 않는 압박이 생긴 것이다. 그렇지만 현실을 들여다보면 ‘상승 재료’가 턱없이 부족하다.

일단 바깥에서 KIA의 강점으로 꼽는 선발진만 봐도 양현종~조쉬 스틴슨 ‘원투펀치’를 제외하면 믿을 만한 투수가 없다. 실제 2일까지 양현종이 105이닝, 스틴슨이 99이닝을 던졌는데 3위인 필립 험버가 50.2이닝에 불과하다. 그나마 험버는 2군에 떨어져 방출 수순을 밟고 있다. 베테랑 김병현마저 2일 광주 한화전에서 1.2이닝 6실점으로 무너진 뒤, 2군에 갔다. 김진우도 즉시전력은 아닌 상태다. 결국 임준혁, 유창식, 홍건희, 서재응으로 4~5선발을 돌려쓰며 메워야 할 판이다. 험버의 거취도 빨리 결정해줘야 3선발 자리도 안정될 수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KIA 김기태 감독은 본의 아니게 이길 경기와 놓을 경기를 확실히 나눠서 운용하는 전술을 취하고 있다. 마무리 윤석민의 1이닝 이상 등판이 늘어나는 현실도 이를 시사한다.

잡을 경기에서 필승 불펜진을 최대한 길게 끌고 가면 그 다음날 경기에서 투수운용에 제약을 받기 마련이다. KIA가 강팀들과 만나도 연패를 잘 안 당하지만 약팀을 만나도 연승 흐름을 쉽게 타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그렇다고 KIA가 타선의 힘으로 끌고 갈 수 있는 팀 컬러는 더더욱 아니다. 브렛 필과 김주찬의 결정력에 의존하고 있기에 득점루트도 위태롭다.

다만 한 가지 위안은 선수들의 자신감이 커진 점이다. 약체로 평가됐지만 당당히 순위 싸움을
하고 있다. 더 이상 어떤 팀을 만나도 주눅 들지 않고 싸우고 있다. 최소한, 가지고 있는 실력은 쏟아 붓고 있다. ‘여기서 조금만 더 하면 이변을 만들 수 있다’는 의욕이 선수단에 남아 있다. 팀워크와 정신력으로 KIA는 여름 고비를 마주하고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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