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피플] “오로지 뛰고 싶었다” 이종민 부활 스토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5월 13일 05시 45분


광주FC 이종민. 스포츠동아DB
광주FC 이종민. 스포츠동아DB
부상 이후 부진…챌린지팀 광주FC로 이적
팀 클래식 승격 일조…올 시즌 2골 활약 중
“몸상태 60∼70% 회복…요즘 축구가 재밌다”

광주FC의 오른쪽 수비수 이종민(32)은 올 시즌 축구하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긴 슬럼프를 겪어 벤치와 2군에 머문 시간이 길었던 그는 지난해 광주로 이적한 뒤 제2의 축구인생을 열어가고 있다. 청소년대표를 거친 그는 한때 최고의 유망주였다. 수원삼성, 울산현대, FC서울 등 K리그를 대표하는 구단에서만 주로 뛰었다. 그러나 부상으로 긴 침체기를 맞았고, K리그 챌린지(2부리그)에서 재출발해 클래식(1부리그) 무대로 복귀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그는 팬들의 함성을 들으며 볼을 찰 수 있다는 자체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시즌 초반 광주 돌풍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이종민의 부활 스토리를 들어봤다.

● 추락의 출발점이 된 허벅지 부상

이종민은 2008년 울산에서 서울로 이적한 직후 큰 부상을 입었다. 오른쪽 대퇴이두근이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핀을 고정시켜 끊어진 근육을 잇는 수술을 받았다. 재활하면서 복귀를 서두른 것이 문제였다.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 출전을 준비하다보니 무리가 따랐다. 허벅지 근력이 완전하지 않다보니 다른 부위에도 부상이 찾아왔다. 결국 성공적으로 복귀하지 못한 채 긴 슬럼프를 겪었다. 이종민은 “빨리 복귀를 하다보니 후유증이 오래갔다. 수술을 받은 분위뿐 아니라 다른 부위에도 부상이 생겼다. 그래서 몸의 밸런스가 완전히 깨졌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부상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어서 극복하는 데 힘들었다. 솔직히 올해가 돼서야 트라우마를 극복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 부활을 위해 선택한 챌린지행

이종민은 2013년 수원에서 한 시즌을 소화한 뒤 2014년 광주로 이적했다. 광주는 당시 챌린지에 머물고 있었다. 클래식 선수가 챌린지 팀으로 옮긴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는 “오로지 경기에 나가고 싶었다. 나를 욕하는 사람이든, 칭찬하는 사람이든 그들에게 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가족에게도 그라운드에서 뛰는 나를 보여주기 위해 결심했다. 조건 등 다른 건 하나도 생각하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지난해 광주에서 30경기를 뛰며 3골·6도움으로 팀의 클래식 승격에 일조했다. 1년 만에 1부리그 무대를 다시 밟게 된 그는 올해도 주전으로 활약하며 팀이 치른 10경기를 모두 소화했고, 2골·3어시스트를 올렸다. 이종민은 “1부리그에서 다시 뛰니 이전에 한 팀에서 뛰었던 친구, 선후배와 다시 경쟁한다는 자체가 반갑고 즐겁다. 요즘 축구하는 게 무척 재미있다”며 웃었다.

● 부활은 현재 진행형

기록으로 보면 완벽한 부활이라고 평가해도 될 법하지만, 이종민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몸이 많이 회복돼 이전의 몸놀림을 서서히 찾아가고 있다. 많은 움직임을 가져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100%는 아니지만 60∼70% 정도는 되찾은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이어 “몇 년간 부상으로 못 보여줬던 것을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이전에 몸담았던 팀과 경기하면 지금은 상대팀이지만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많다. 그 분들에게 내가 가진 축구를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종민은 “우리 팀에 1부리그를 경험한 선수들이 없어서 고참인 내가 먼저 한 발 뛰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후배들이 자신감을 얻고, 나도 경기력을 더 회복하면 팀이 지금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