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수호신 정우람의 돌연 강판, 진짜 이유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5월 11일 05시 45분


SK 김용희 감독의 머릿속에는 정우람의 기용법이 확고하다. 당장의 1승보다는 앞을 내다보고 관리해주는 것이 훗날을 도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스포츠동아DB
SK 김용희 감독의 머릿속에는 정우람의 기용법이 확고하다. 당장의 1승보다는 앞을 내다보고 관리해주는 것이 훗날을 도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스포츠동아DB
김용희 감독 교체타이밍 두고 비판 목소리
알고보니 고질적인 손톱 부상 때문에 강판

# SK 정우람(30)은 7일 사직 롯데전에서 3-1로 앞선 8회 2사 상황에서 돌연 강판됐다. 바뀐 투수 윤길현은 나오자마자 황재균에게 홈런을 맞았다. SK가 3-2로 가까스로 이겼지만 9회까지 심장이 오그라드는 경기였다.

#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 열린 삼성-SK전. 1-2로 뒤진 SK는 9회 2사에서 정우람이 삼성 박석민에게 볼넷을 내주자 투수를 전유수로 교체했다. 전유수는 나오자마자 삼성 이승엽에게 우중간 2루타를 얻어맞고 쐐기점을 내줬고, SK는 결국 1-3으로 패했다.

이 두 장면은 결국 ‘왜 그 상황에서 정우람을 더 쓰지 않느냐’는 의문을 낳았다. 개막 이후 SK 김용희 감독이 추구한 ‘시스템야구’는 결과가 좋지 못할 때마다 ‘정우람 기용법’을 놓고 비판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사실, 이 두 장면에서 SK의 정우람 교체는 ‘자진강판’이었다. 정우람은 고질적으로 손톱이 약하다. 두 경기 모두 손톱이 깨졌고, 선수가 사인을 보내 벤치가 받아들인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이런 사정을 굳이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10일 삼성전을 앞두고 있어서 보안이 필요했을 수도 있다. 해명이 없었던 탓에 김 감독은 ‘연투와 투구수를 관리해주려다 경기를 그르쳤다’는 비판을 샀다.

언젠가부터 정우람은 SK의 ‘만병통치약’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10일까지 올 시즌 18경기에서 17이닝을 던져 삼진 26개를 잡았고, 2구원승8홀드를 기록하는 동안 블론 세이브는 단 1개에 불과했다. ‘왜 정우람을 더 쓰지 않느냐’, ‘왜 정우람을 마무리로 쓰지 않느냐’는 주문들이 바깥에서 쏟아지는 가운데 김 감독은 ‘시스템’을 지켜나가고 있다. 8일 삼성전에서 끝까지 정우람을 마운드에 올리지 않고 문광은으로 3-0 승리를 지켜낸 것이 대표적이다.

시즌이 무르익을수록 정우람의 기용빈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다만 지금은 ‘당장의 1승보다는 관리가 먼저’라는 것이 김 감독의 소신이다. 정우람을 아끼고도 SK가 버티고 있는 현실은 일단 긍정적 신호다.

문학|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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