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택 “세계적 강호 만나도 버틸 근력 키워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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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세계 88위 정현 만나

한국 테니스의 전설인 이형택(왼쪽)과 최근 세계랭킹 88위에 오르며 한국 테니스의 희망으로 떠오른 정현이 30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만났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한국 테니스의 전설인 이형택(왼쪽)과 최근 세계랭킹 88위에 오르며 한국 테니스의 희망으로 떠오른 정현이 30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만났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죄송합니다. 수원에서 올라오는데 차가 좀 밀려서.”(정현)

“늦어도 돼. 당연히 내가 먼저 와 기다리고 있어야지. 100위 벽도 깼는데….”(이형택)

한국 테니스의 레전드로 불리는 이형택(39)은 30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약속 시간보다 10분 가까이 지각한 후배 정현을 반갑게 맞았다. 중국 난닝에서 열린 챌린저대회에 출전했다 이날 새벽 귀국한 이형택은 세계 88위에 오른 정현을 축하하기 위해 시간을 냈다. 이날 만남에 앞서 정현은 수원병무청에서 징병검사를 받았다. 이형택이 “오랜만에 보니 키가 더 큰 것 같다. 근력을 키워야 할 것 같은데 대회 때도 꾸준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게 좋다”고 하자 정현은 “오늘 재봤더니 지난해보다 3cm 큰 186cm가 나왔다”며 웃었다.

이형택은 “난 24세 때 처음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에 출전해 16강에서 TV, 잡지에서나 보던 피트 샘프러스와 맞붙게 됐다. 당시 경기를 앞두고 새벽에 가슴이 너무 뛰어 벌떡 일어났다. 현이는 페이스가 빨라 기대가 크다”고 했다. 6월 윔블던에 자동 출전이 유력한 정현은 “조코비치나 페데러 같은 선수랑 맞붙게 되면 너무 긴장돼 바로 코트에서 나오고 싶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형택은 “현이가 투어급이나 메이저대회에서 계속 뛰게 될 텐데 당분간 1승이 쉽지 않을 수도 있으니 체력을 기르고 스케줄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12년 주니어 데이비스컵에서 정현을 가르쳤던 이형택은 “현이는 어린 나이에도 컨디션 조절 등 자신의 일을 묵묵히 잘했다. 성실하고 집중력도 뛰어나 크게 될 줄 알았다”고 칭찬했다. 정현은 중학교 시절 이형택이 출전한 국내 대회에서 볼보이를 하며 테니스 스타의 꿈을 키웠다. 이제 정현은 이형택이 갖고 있는 각종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이형택#정현#세계 88위#US오픈#피트 샘프러스#주니어 데이비스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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