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고 빌딩 앞, 세계최고 짝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3일 03시 00분


두바이서 배드민턴 복식 왕중왕 오른 이용대-유연성
이용대 자격정지 시련 이겨내고 亞경기 등 잇단 2위 징크스도 깨
“리우까지 이 상승세 이어갈 것”

한국 배드민턴의 간판스타 이용대(오른쪽)와 유연성이 21일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828m)인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를 배경으로 ‘최고’라는 뜻으로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유연성 제공
한국 배드민턴의 간판스타 이용대(오른쪽)와 유연성이 21일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828m)인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를 배경으로 ‘최고’라는 뜻으로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유연성 제공
한국 배드민턴의 간판스타 이용대(26·삼성전기)와 유연성(28·수원시청)은 21일 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을 배경으로 승리를 자축하는 기념사진을 찍었다. 163층에 828m인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둘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번졌다. 이보다 앞서 이용대와 유연성은 이 건물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함단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끝난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슈퍼시리즈 파이널 남자복식에서 우승했다. 세계 랭킹 1위인 둘은 결승에서 세계 7위인 중국의 차이바오-훙웨이 조에 먼저 첫 세트를 내줬지만 역전승으로 1시간 24분의 접전을 마무리했다. 이로써 둘은 올 시즌 마지막 대회로 세계랭킹 상위 8명(조)만이 출전하는 왕중왕전에서 챔피언에 등극했다. 22일 귀국한 이용대와 유연성은 “올해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유종의 미까지 거둬 무척 기쁘다. 잊지 못할 한 해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슈퍼시리즈 파이널 남자 복식 우승 트로피를 안고 있는 이용대(오른쪽)와 유연성. BWF 홈페이지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슈퍼시리즈 파이널 남자 복식 우승 트로피를 안고 있는 이용대(오른쪽)와 유연성. BWF 홈페이지
올해 초만 해도 둘은 한 치 앞도 예상하지 못할 운명이었다. 1월 이용대가 도핑테스트 기피 혐의로 BWF로부터 1년의 선수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기 때문. 당사자인 이용대뿐만 아니라 파트너를 잃은 유연성도 심한 충격에 빠졌다. 다행히 3개월여 만에 징계가 풀리면서 둘은 5월부터 다시 호흡을 맞췄다. 공백기에도 따로따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땀 흘린 덕분에 이들은 3개 대회 연속 우승 등을 이루며 8월 세계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세계개인선수권과 인천 아시아경기 개인 남자복식에서 연이어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번 피날레 우승은 ‘2위 징크스’를 깨뜨리며 내년 시즌 전망을 한층 밝게 한 신호탄이다.

이용대는 “새해에 열리는 주요 국제대회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에 영향을 미치는 올림픽 포인트 적용을 받는다. 사실상 올림픽이 시작된 것이다. 올해 거둔 자신감에 체력을 보강해 상승세를 유지하겠다”고 다짐했다.

유연성은 3년 동안 사귄 일본인과 내년 2월 7일 서울에서 결혼한다. 운동에 전념하려고 신혼살림을 태릉선수촌 부근에 차릴 계획인 유연성은 “새해에는 평생 동반자를 맞이하고 올림픽 준비도 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자만하지 않고 새로운 각오로 다시 달리겠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이용대#유연성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