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완전체 킬러로 진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0월 20일 06시 40분


손흥민. 스포츠동아DB
손흥민. 스포츠동아DB
슈투트가르트전 2골 1AS 맹활약
좌우 넘나드는 10km 넘는 활동량
A매치 피로누적 우려 가뿐히 극복

손흥민(22·바이엘 레버쿠젠)이 또 한 번 그라운드를 휘저었다.

19일(한국시간) 메르세데스 벤츠 슈타디온에서 열린 슈투트가르트와의 2014∼2015 독일 분데스리가 8라운드 원정은 ‘손흥민의·손흥민에 의한·손흥민을 위한’ 무대였다. 손흥민은 전반 초반 ‘멀티 골’을 뽑아낸데 이어 전반 41분 완벽한 침투 패스로 카림 벨라라비의 추가골에 일조했다. 그의 원맨쇼를 앞세워 전반을 3-0 리드한 레버쿠젠은 후반 들어 3골을 내줘 무승부로 마감했지만 손흥민은 충분히 빛났고, 모두가 찬사를 보냈다.

● 진화하는 완전체 킬러

진가를 확인시키는데 10분이면 충분했다. 킥오프 4분 만에 상대 문전 오른쪽을 돌파하던 손흥민은 자신을 향해 흐른 볼을 슈투트가르트 골키퍼를 제치고 밀어 넣은데 이어 5분 뒤상대 골키퍼가 잘못 걷어낸 볼을 페널티지역 먼 거리에서 중거리 슛으로 연결해 재차 골망을 갈랐다. 크로스바를 맞힌 전반 11분 슛이나 후반 막판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힌 헤딩슛, 둘 중 하나만 성공했다면 해트트릭도 가능할 뻔 했다. 하지만 그는 충분히 제 몫을 해줬다. 순도 높은 득점력으로 정규리그 3·4호 골을 찍었고, 올 시즌 8호 골(리그 4골·리그컵 1골·유럽 대항전 플레이오프 2골·본선 1골)을 기록하면서 맹위를 떨쳤다. 지난 시즌은 12골을 뽑았다.

이날 손흥민에게 포지션은 별 의미가 없었다. 분데스리가 공식 홈페이지가 정리한 분석 자료에는 손흥민이 4-4-2 포메이션의 왼쪽 날개로 뛴 것처럼 돼 있었지만 실제로는 최전방과 측면, 중앙을 두루 오갔다. 측면에서도 좌우를 가리지 않았고 하프라인부터 빠른 스피드로 금세 상대 지역 한복판까지 이동했다. 10km를 훌쩍 넘는 폭넓은 활동량도 인상적이었다. 위치에 구애받지 않는 ‘프리 롤’ 역할을 부여받았다는 건 레버쿠젠도 손흥민을 확실히 ‘믿고 쓴다’는 반증이다.

● 흔들리지 않는 강인함

사실 손흥민이 처한 상황은 딱히 긍정적이지 못했다. 우려가 컸다. 울리 슈틸리케(독일) 신임 감독의 호출을 받아 국가대표팀에 합류, 파라과이(10일·2-0 승)-코스타리카(14일·1-3 패)로 이어진 10월 A매치 2연전에 나섰지만 100% 만족할 수 없었다. 풀타임을 소화할만한 완벽한 몸 상태가 아니었다. 본인도 “솔직히 피곤하다”고 털어놨다. 장거리 비행과 시차 문제였다. 결국 코스타리카전 도움 1개에 그쳤다. 그러나 후유증은 없었다. 레버쿠젠의 로저 슈미트 감독은 돌아온 제자에게 충분한 휴식을 부여했다. 15일 도착한 뒤 2일 간 쉴 것을 주문했다. 8시간의 역시차가 풀렸고, 피곤함도 사라졌다.

필드 밖에서의 스트레스도 영향을 주지 못했다. 근거도, 실체도 없는 모 여성그룹 멤버와 열애설과 2014인천아시안게임 출전 불발을 둘러싼 아쉬움을 그는 슈투트가르트전을 통해 완벽하게 극복했다. 끊임없이 ‘완전체 공격수’로 진화하고 있는 손흥민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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