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학 “양희종 없었으면 이란 못 이겼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0월 6일 06시 40분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 한국 구기종목은 연이어 승전보를 전했다. 남자농구대표팀이 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벌어진 이란과의 결승에서 승리해 12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한 뒤 시상대에 올라 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양희종(왼쪽에서 7번째)은 한 때 태극마크 반납도 고려했지만 결국 금메달을 일구는데 큰 힘을 보탰다. 인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 한국 구기종목은 연이어 승전보를 전했다. 남자농구대표팀이 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벌어진 이란과의 결승에서 승리해 12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한 뒤 시상대에 올라 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양희종(왼쪽에서 7번째)은 한 때 태극마크 반납도 고려했지만 결국 금메달을 일구는데 큰 힘을 보탰다. 인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후배위해 대표팀 중도하차 유 감독이 만류
결승전 투지 넘치는 수비·득점 ‘우승 주역’

양희종(30·KGC)은 남자프로농구 무대에서 수비에 관한 한 최고의 능력을 자랑하는 선수다. 그가 아시안게임대표팀에 승선한 이유도 바로 수비력에 있다. 그러나 양희종은 대표팀 내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7월 뉴질랜드 전지훈련을 다녀온 뒤에는 이훈재(47·상무), 이상범(45) 코치를 통해 대표팀에서 하차하겠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내 역할은 문성곤(고려대), 최준용(연세대)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보다는 후배들에게 큰 무대에 나설 기회를 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양희종의 마음을 바로잡은 이는 유재학(51·모비스) 감독과 친구 김태술(30·KCC)이었다. 뉴질랜드 전훈 이후 대표팀에 합류한 김태술은 양희종에게 “다음 아시안게임 때는 우리가 30대 중반이 된다. 이번이 같이 나서는 마지막 아시안게임이 될지 모른다. 함께하자”고 다독였다. 유 감독도 “수비를 강조하는 우리에게 꼭 있어야 하는 선수”라며 양희종에게 신뢰를 보냈다.

결국 양희종은 2014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의 분수령이었던 필리핀과의 8강리그, 이란과의 결승에서 투지 넘치는 수비와 더불어 중요한 순간 득점까지 곁들이며 승리에 일조했다. 유 감독은 결승 직후 “양희종이 없었으면 이란은 못 이겼다”며 극찬을 보냈다. 금메달 자축 회식에서도 유 감독은 “믿고 따라줘서 고맙다”며 양희종과 뜨겁게 포옹했다. 양희종은 “다리가 후들거릴 만큼 온 힘을 다해 뛰었다. 이 좋은 팀에 있었다는 것이 영광스럽다.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트위터 @stopwook15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