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Plus] “용병투수 대부분 우완…공 빠른 토종 우완은 불펜용”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5월 21일 06시 40분


한국야구는 우완 선발투수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9월 인천아시안게임에 발탁할 만한 우완투수도 찾기 힘들다. 올 시즌 방어율 10걸에도 NC 이재학만이 토종 우완 선발투수로서 외롭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스포츠동아DB
한국야구는 우완 선발투수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9월 인천아시안게임에 발탁할 만한 우완투수도 찾기 힘들다. 올 시즌 방어율 10걸에도 NC 이재학만이 토종 우완 선발투수로서 외롭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국가대표 우완선발 실종 왜?

방어율 10위내 선발투수는 ‘좌완 전성시대’
손 꼽히는 우완 이재학·노경은·윤희상 정도

“존 좁아지자 우완투수들 제구력위주로 피칭
외국인타자 압도할만한 전력피칭투수 부족”


국 가대표 우완 선발투수가 사라졌다. 윤석민(28·볼티모어 산하 트리플 A 노포크 타이즈)이 미국 무대로 진출한 이후 국가대표팀에 ‘당연히’ 합류할 것으로 여겨질 만한 우완 선발투수가 없다. 류중일 삼성 감독 겸 2014인천아시안게임 국가대표 감독도 “김광현(26·SK)이나 양현종(26·KIA), 장원준(29·롯데) 등 좌완투수는 보이는데 우완 선발감이 많지 않다”며 “좌우 밸런스를 맞춰가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현재로서는 이재학(24·NC) 정도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한때 좌완 선발투수 품귀현상을 겪었던 한국프로야구에 ‘우완 선발투수 실종사건’이 벌어지고 있다. 왜일까.

● 좌완 선발투수 전성시대

2014시즌은 좌완 선발투수의 전성시대다. 투수력의 지표가 되는 방어율 상위 10위 안에 토종 좌완 선발투수인 양현종, 유희관(28·두산), 유창식(22·한화), 장원준 등이 대거 포진돼 있다. 나머지는 데니스 홀튼(35·KIA), 앤디 밴헤켄(35·넥센), 찰리 쉬렉(29), 에릭 해커(31·이상 NC), 크리스 옥스프링(37·롯데) 등 외국인투수가 차지하고 있다.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우완 선발투수는 이재학 정도다. 류 감독은 “각 구단에 우완 선발투수를 따져 봐도 노경은(30·두산), 윤희상(29·SK), 송승준(34·롯데) 정도다”며 “이재학도 있지만 사이드암 투수다. 딱히 손에 꼽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류 감독이 꼽은 우완투수들도 올해 부진과 불운이 겹치고 있다. 윤희상의 경우 타구에 손바닥을 맞아 골절상을 당하기도 했다.

두산 노경은-SK 윤희상(오른쪽). 스포츠동아DB
두산 노경은-SK 윤희상(오른쪽). 스포츠동아DB

● 우완 선발투수 실종 원인은?


현장 관계자들도 국가대표 우완 선발투수가 없다는 사실에 공감하고 있다. SK 조웅천 투수코치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요즘은 예년에 비해 전력을 다해 공을 던지는 선발투수가 없는 것 같다”며 “국가대항전에서 상대 외국타자를 상대하려면 힘으로 압도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다음 제구력이 받쳐줘야 하는데 스트라이크존이 좁은 한국리그 실정상 전력피칭보다는 제구력 위주로 승부를 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확실한 선발감이 없어지고 있다. 왼쪽으로는 (김)광현이라든지 양현종처럼 전력피칭을 하는 선수들이 더러 보이는데 우완투수들은 그런 선수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 외국인 우완 선발투수 때문?

두산 윤혁 운영1팀 차장은 “현재 한국에 있는 외국인투수 대부분이 우완이다”며 “팀의 1∼2선발을 외국인투수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좌완투수 한 명 들어가면 토종 우완투수가 설 자리는 좁아진다. 선발진이 포화상태이다 보니 공이 빠른 신인투수가 와도 불펜으로 돌리기 십상이고, 자연스레 우완 선발투수가 성장하기 힘든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분석했다. 이효봉 스포츠동아 해설위원도 “박명환(37·NC) 배영수(33·삼성) 윤석민 이후로는 확실한 국가대표 우완 선발이 없는 게 현실”이라며 “일단 아마야구에서 자원이 예전처럼 많지 않고, 외국인투수 때문에 선발진 자리도 모자라다. 조금만 못해도 선발 기회를 박탈당하고 불펜으로 돌리거나 하기 때문에 성장이 더디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우완투수뿐만이 아니다. 앞으로 양현종 김광현 등이 해외진출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이후 국가대표 좌완투수도 없다. 유창식이 좋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직 일정 수준에는 못 미치고 있다. 이는 구단을 비롯해 한국프로야구 전체가 반성하고, 해결책을 강구해야 하는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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