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챔프전 승부의 중심에 선 34세 동갑 세터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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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정규리그 1위 이끈 이효희
GS칼텍스 주전 정지윤-백업 이숙자

학교는 달랐지만 학창시절부터 코트에서 만나 친구가 됐다. 셋 모두 ‘코트의 야전 사령관’ 세터가 포지션이다. 오랜 무명 생활을 거쳐 기량을 꽃피웠다는 점도 같다.

‘동갑내기 세 친구’이자 팀 내 최고참인 이효희(34·기업은행)와 이숙자, 정지윤(이상 GS칼텍스)이 숙명의 대결을 앞두고 있다.

기업은행과 GS칼텍스는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만났다. 기업은행이 3승 1패로 이겼다. 기업은행은 올 시즌 2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그 중심에는 전 경기에 출전한 이효희가 있다. 기업은행 이정철 감독은 “서른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기량이 늘고 있다. 올 시즌 일등공신”이라고 이효희를 치켜세웠다.

반면 국가대표 세터 이숙자는 지난해 7월 훈련 도중 아킬레스건을 크게 다쳐 수술까지 한 탓에 올 정규리그 막판에야 코트를 밟을 수 있었다. 그를 대신해 GS칼텍스 이선구 감독이 실업팀 양산시청에서 긴급 수혈한 세터가 바로 정지윤이다. 공교롭게도 정지윤은 이숙자 때문에 GS칼텍스를 떠났던 선수다. 현대건설에서 뛰던 이숙자가 2007년 자유계약선수로 GS칼텍스에 입단하면서 팀을 떠났다. 정지윤은 이숙자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며 GS칼텍스를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올려놨다. 이번에도 주전 세터로 나선다. 이숙자는 팀의 ‘정신적 지주’로 인삼공사와의 플레이오프 때처럼 위기에서 투입돼 상대를 흔들 것으로 전망된다.

2010년 은퇴했다 기업은행 창단 멤버로 합류한 이효희는 2005년 인삼공사, 2008∼2009시즌 흥국생명, 그리고 지난해 기업은행에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이제 네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현대건설에서 뛰던 이숙자는 GS칼텍스로 옮긴 첫 시즌(2007∼2008)에 처음으로 우승의 감격을 맛봤지만 이후 두 차례의 챔프전에서는 준우승에 머물렀다. 정지윤은 아직 정상에 올라본 경험이 없다. 이숙자는 “(정)지윤이가 잘해 줘 마음의 짐을 덜고 재활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 너무 고맙다. (이)효희에게는 미안하지만 올해 결과는 지난해와 다를 것이다. 하지만 승패를 떠나 우리 셋 모두 후회 없는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5전 3승제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은 27일 화성체육관에서 열린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여자배구#이효희#정지윤#이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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